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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민주당 어디 '선수' 없소

오죽하면 지난 3월 대선 불출마를 발표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입장을 바꿔 다시 출마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까?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뽑는 첫 예비선거가 석달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앨라배마주 예비선거 출마 등록 마감일인 지난 8일 부랴부랴 서류를 제출했다. 후보 등록을 하고도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못하고 여론을 살피고 있는 그의 모습은 2020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진보진영이 득세한 민주당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 지금의 민주당 '선수'들로 과연 승산이 있을까?

2020년 민주당의 절대과제는 트럼프 재선 저지였다. 그때문에 여러 약점에도 트럼프와 체급이 같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항마'로 대세론을 형성했고 블룸버그는 후보가 붐비는 경선에서 같은 중도 노선인 바이든과 혈투를 벌이면 두사람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대통령에 대한 꿈을 접었다. 그런데 대선 후보 TV토론이 시작되면서 트럼프에 대한 경쟁력이 아니라 온건 대 진보의 이념논쟁이 주요 이슈가 되고 민주당에서도 급진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선두로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 됐다. 워런 의원은 부유세, 대기업 규제, 전국민의료보험 등의 정책으로 월가와 기업들의 민주당 지지자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부유세를 옹호해온 빌 게이츠 조차 기업혁신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는 공식 출마 발표 대신 지난 15일부터 경합 주 4곳에서 사비 1억 달러를 들여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온라인 광고를 시작했다. 누가 더 진보적인지 경쟁할 것이 아니라 트럼프 공격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한다는 무언의 압박이자 '트럼프 대항마'로 자신을 어필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거들고 나섰다. 같은 날 열린 민주당 후원자 모임에서 "몇몇 후보들이 더욱 급진적인 정책을 내놓으려고 하지만 이는 대중 여론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지나치게 좌파적인 정책으로는 부동층과 중도층을 껴안을 수 없다는 우려를 전했다. 급진적 기류를 막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누구라도 그러하겠지만 민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 여전히 깜깜하고 지난 수개월 TV토론을 벌여온 후보들 중에서 트럼프와 싸워 이길 가능성을 묻는다면 딱히 꼽을 후보가 없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51%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했다. 탄핵 찬반 여론은 절반으로 팽팽히 갈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경쟁자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외국 정부에게 그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70%에 달한다.

탄핵조사를 추진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역풍을 우려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역풍은 커녕 공화당 텃밭인 남부 켄터키와 루이지애나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표를 호소한 후보들은 패했다. '상대 선수' 실책으로 싸움은 해볼만한 여건이 됐는데 골을 찰 선수가 아쉽다.

얼마나 안타까우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대통령으로 내보내자는 주장이 나올까 싶다. 트럼프와 맞짱을 뜰 수 있는 경륜과 배짱에 탁월한 모금력, 의정활동 리더십 등 그만한 후보가 없어보이는데 펠로시는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으로 정치인생을 마감하고 싶어한다.


신복례 / 기획콘텐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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