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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우의 다리 놓은 '영웅'

[LA중앙일보] 발행 2019/11/2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9/11/19 20:43

[삶과 추억]
보트피플 96명 구한 전제용 선장

2004년 전제용 선장(오른쪽)이 1985년 자신이 구조했던 피터 누엔씨를 19년 만에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중앙포토]

2004년 전제용 선장(오른쪽)이 1985년 자신이 구조했던 피터 누엔씨를 19년 만에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중앙포토]

선한 일 하고도 해고 등 불이익
생존 난민이 2004년 미국 초대
'19년만의 보은' 본지 특종 보도


85년 남중국 해상에서 베트남 난민 96명을 구조해 '베트남 영웅'으로 추앙 받았던 전제용 선장(경남 통영)에서 18일(한국시간) 별세했다. 78세.

전 선장은 당시 구조 상황에 대해 "백척간두에서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을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할 것이며, 누구라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자신을 낮추기도 했다.

당시 보안 당국은 베트남 난민들의 입국 자체를 불허했는데, 전 선장은 회사와 당국의 지시를 거부하고 이들을 데리고 부산에 입항했다. 이 일로 전 선장은 선장 라이선스를 박탈당하고, 회사에서 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구조된 난민들은 적십자를 거쳐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로 이주했다.

그런데 19년이 지난 뒤 구조됐던 난민 중 한명인 피터 누엔(75·가든그로브)씨가 그를 2004년 남가주로 초대해 재회했고, 주요 미디어들이 이를 앞다퉈 '화제의 미담'으로 보도했다. 당시 본지는 전 선장의 미국 방문과 베트남 커뮤니티의 환영 분위기를 특종 보도한 바 있다.

2004년 연달아 열린 전 선장 환영 행사에는 1000여 명이 넘는 베트남인들과 정치인들,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붐비는 등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여기저기 독지가들의 지원금도 답지했으며, 한-베 커뮤니티가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는 초석이 되기도 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OC 지역 연방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를 난민 구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지도자에게 UN이 주는 인권상인 '난센상' 후보에 추천하는 결의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2009년 한국 국회 인권포럼(대표 황우여)이 시상하는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전 선장의 이야기는 미국 내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10여 개의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누엔씨는 "전 선장이 살린 목숨들이 이제는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의 자손으로 퍼져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며 "아마 그의 작고 소식이 알려지면 모두가 크게 슬퍼하며 그를 추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4년 당시 누엔씨와 전 선장의 공항 조우에 통역 봉사를 했던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 소탈하고 순수한 분이셨다. 선장님의 영웅적인 행동은 모든 베트남 주민들에게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딸 휘진이 있다.

▶연락: 김순자 (714)32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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