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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위원, 탈북자에게 “니들이 대한민국 국민이야?” 파문

심재훈 기자
심재훈 기자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20 12:15

'아수라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동포간담회
탈북자 기습시위하다 쫓겨나고
워싱턴 한인사회 갈등 드러나, 민주평통 역할론 고개드나

“니들 대한민국 국민이야? 니가 북한 놈이지 대한민국 국민이야?”

18일 우래옥에서 열린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간담회에서 최민석 워싱턴 민주평통 위원은 탈북자에게 소리쳤다. 듣고 격분한 탈북자들은 “이런 X자식이 있나, 탈북자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너 말 조심해! 탈북자가 어쨌다고, 야 이 X갱이 X끼야”고 받아쳤다.

최 위원이 두 손으로 탈북자를 밀치자 상황은 더 격해졌다. 탈북자가 “손댔어, 이 X끼야”고 말했고, 최 위원은 “경찰 불러, 다 집어넣어”라고 받아쳤다.

양측의 욕설과 삿대질은 더 격해졌다. “이XX야, XXX들이, X같은XX, XXX들이” 옆에 있던 평통위원은 흥분한 최 위원을 밀고 가면서 진정시켰다. 이 모든 과정은 기자들을 통해 한국에까지 속보로 퍼졌다.

아수라장이 된 간담회. 조용했던 분위기가 바뀐 건 박상학 북한인권총연합 대표의 돌발질문과 기습시위였다. 박상학 대표는 “왜 정부가 탈북주민 두 사람을 닷새 만에 비밀리에 송환했느냐”고 질문했다. 대답이 나오지 않자 그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와함께 간담회장은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이다.

평통위원들이 박 대표를 끌고 나가면서 만찬장 밖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간담회장 안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평통을 탈퇴한 송재성씨는 김연철 장관에게 “추방된 탈북어민 두 사람, 자신이 북송된다는 사실도 모른 채 강제송환 됐다”며 “정부의 결정은 법적근거에 의한 것인지, 대통령 개인의 결정인지 말해달라”고 물었다. 나각수씨는 “자기쪽 사람들만 질문받으면 무슨, 그런식으로 하면”이라고 소리질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재수)와 통일교육위원 워싱턴협의회(회장 스티브 리, 한국명 이승배)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워싱턴 한인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간담회가 됐다. 간담회에서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불만을 품고 있던 한 평통위원은 “나도 60세가 넘었는데 아무 소리 못했다”며 “막무가내로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외치는 그 모습, 나도 그들처럼 막가파가 되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최측의 행사준비, 위기관리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정치적 갈등이 심한 요즘, 기습시위 등 돌발상황을 예측해 대비해야 했다는 것. 간담회를 계획했다면 참석자 파악 등 행사 진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연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3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전쟁불용, 상호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원칙 가운데 남북관계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평화경제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평화가 땅이고 경제는 꽃이다. 평화가 지속돼야 경제적 번영이 이뤄진다는 뜻”이라며 “분단 시기에 평화경제가 어울리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데, 남북평화가 이뤄졌을 때 필요한 평화경제가 있고 지금 상황에 맞는 평화경제가 있다. 남북한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지금, 그 지역주민들은 일상의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 장관은 “이산가족 만남 신청자의 60%가 돌아가셨고, 남은 분의 평균 연령이 81세”라며 “시간이 얼마 없다.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현대아산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동맹이 최대의 위기로 인식되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워싱턴 민주평통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19기 들어 정부의 통일관이 보다 짙어진 민주평통 위원들이 대다수 워싱턴 동포들의 통일관을 대변하고 있는지, 지난 18일 간담회의 풍경이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것이 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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