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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12% "집값 비싸 평생 렌트 살겠다"

밀레니얼 세대 조사

다운페이 목돈 없고 크레딧 낮아 '이중고'
LA 등 대도시 일수록 구매 포기 많아

주택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주택구매 형태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아파트 관련 전문 사이트인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apartmentlist.com)이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밀레니얼 세입자의 12.3%가 자신은 앞으로도 항상 세입자로 살아가겠다고 답했다. 1년 전 조사에서 이 비율은 10.7%였다. LA에 사는 밀레니얼 세입자의 79%는 주택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재정 형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밀레니얼 세대의 첫 주택 구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

밀레니얼 세대의 첫 주택 구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

세입자로 살 경우 누릴 수 있는 재정 혜택과 삶의 스타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집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주택구매 시 필요한 다운페이먼트용 목돈 마련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밀레니얼 일부는 낮은 크레딧 점수가 오히려 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사대상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입자가 주택구매를 위한 다운페이용 저축이 없다고 답했다. 일부는 부모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1년 전보다는 줄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내 집 장만에 또 다른 장애물로는 대학 학자금 융자를 꼽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 채무가 없는 밀레니얼의 경우 학자금 대출 채무를 갚고 있는 밀레니얼보다 대략 월 100달러 이상 더 저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구매를 위한 저축을 따졌을 때 학자금 대출 채무 여부가 학사 학위 취득 여부로 인한 격차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의 저축률로 추산할 때 밀레니얼 세입자 가운데 향후 5년 안에 중간 가격 주택을 10% 다운페이먼트하고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4명 가운데 한 명꼴인 25%에 불과하다. 학자금 대출 부문을 제거하면 이 비율은 38%로 늘어난다. 미니애폴리스나 휴스턴같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일부 대도시 지역은 이 비율이 50%를 넘기도 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주택시장과의 관계에서는 독특하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전 세대인 베이비 부머와 X세대는 자신들이 30세 생일을 맞았을 때 급속한 주택건설 붐과 교외 지역 개발이 활성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주택을 구매할 기회가 있었다. 20세기 대부분 시기에서 주택구매는 미국인의 꿈 가운데 중심을 차지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가 같은 나이에 도달했을 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에게 닥친 경제 상황은 주택시장의 붕괴, 주택가격 급등, 소득 불균형 심화 같은 현상이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구매를 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주택구매가 쉽지 않을 정도로 가격이 올라버렸다. 이 같은 경제적 불확실성은 밀레니얼을 규정하는 하나의 중심 특성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는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소유율, 늦은 결혼, 적은 자녀로 구성된 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대부분은 자기 집을 소유하기 원한다. 하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이들의 주택소유율은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은 지난 5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1만 명이 넘는 밀레니얼 세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들의 내 집 소유에 대한 관심, 첫 주택구매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살펴봤다. 대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는 동안 계속 세입자로 살겠다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 주택을 사겠다고 답한 밀레니얼 중에서도 약 절반은 다운페이먼트로 저축한 자금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고 가족으로부터의 지원도 줄어들면서 밀레니얼의 내 집 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이다.

주택 소유 계획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샌호세, 디트로이트,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등 5개 대도시 지역에 사는 밀레니얼 세입자는 15% 이상이 영원히 세입자로 살 계획이라고 답했다. 애틀랜타와 댈러스에서는 이 비율이 10%를 넘지 않았다.

주택가격이 비싼 뉴욕이나 LA, 그리고 가주 도시들에서는 이 비율이 당연히 높게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흑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은 주택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2~13% 수준이었다. 반면 흑인은 이 비율이 8.7%에 그쳤다.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세입자로 계속 살겠다고 답한 사람은 생활스타일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이들 세대는 새 도시와 동네에서 생활하는데 훨씬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주택을 구매해 유지 보수하거나 예상에 없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새로운 시설을 사용하는 데 익숙한 세대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단지 이런 이유로 주택 소유를 꺼리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구매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주택 구매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밀레니얼 가운데 70%는 지금 살 형편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정된 장소에 거주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갈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주택을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답한 밀레니얼 가운데 69%는 주택을 구매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세입자로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연성 있는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계속 세입자로 살겠다는 응답자는 40%였다. 즉 밀레니얼도 그들이 세입자의 삶을 원한다기보다는 세입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에 세입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주택가격이 상승함에도 전국의 주택소유율은 10년 동안의 하락세를 벗어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 기회는 개선된 것이 없다. 이들 다수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세입자 신세를 면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집값이 큰 폭으로 내리기 전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만큼 주택을 소유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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