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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알고리즘 권력의 시대

[LA중앙일보] 발행 2019/11/2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1/20 18:22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었다."

요즘 유튜브에서 유행인 댓글이다.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영상에는 어김없이 이런 댓글이 올려진다. 왜 보게 되었는지, 어쩌다 보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내 취향에 맞는 영상이 눈앞에 나타났고 관심을 끌었고 만족했고 이렇게 댓글까지 쓰고 있다- 는 어떨떨한 고백이다.

여기에 다른 방문자들도 나도 그렇게 들어왔다, 어찌어찌 이 영상을 보게됐다, 신기하다 독심술 쓰냐, 놀라운 알고리즘의 능력이라며 동감한다. 간혹 드물게 '생각까지 감시당하는 것 같아 소름끼친다'며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용자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좋아하는 셀럽의 영상을 하염없이 볼 수 있어 즐겁다거나 내 생각과 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거나 궁금했던 정보인데 알아서 찾아주니 편리하다고 여긴다.

한때는 웹 전문용어였지만 이제는 보통명사쯤으로 익숙해진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놓은 절차를 말한다. 웹에서는 소셜 미디어나 뉴스 영상 포털사이트 같은 서비스에서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정보의 선택과 배치, 노출 빈도와 서열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시키는 규칙으로 알려지면서 일반에게도 익숙한 개념이 됐다.

문제는 사용자 개개인의 수요에 맞춰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서비스'하려면 사용자를 '알아야' 하므로 개인 정보와 관심사를 여러 방법으로 수집하고 데이터화하게 되는데 그 데이터를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알고리즘에 적용시킨다는 점에 있다. 아니 애당초 알고리즘의 목표는 서비스가 아니라 수익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디지털과 웹 데이터의 시대에 가장 경계해야 할 새로운 권력은 '알고리즘 권력'이다.

개개인의 웹서핑에서 알고리즘 권력이 드러내는 모습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내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에 슬쩍 '비슷한 관심사'를 보여준다. 이름도 근사한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소개하며 당신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무상 제공한다고 유혹한다. 당신이 틀림없이 좋아할 것 같으니 확인해보라고 한다. 당신을 위한 특별 할인이나 추천이 있다고 한다. 당신의 행동을 보니 분명 이게 필요할 것 같다고 이끈다. 당신의 친구들은 이걸 많이 봤다(좋아했다)고 귀띔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 한 기사(상품, 정보, 영상, 사진)였는데 당신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부추긴다. 여기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그 다음에 이렇게 했다고 유도한다.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에서 넷플릭스에서 스포티파이에서, 알고리즘 덕분에 나는 나도 미처 몰랐던 내 관심사와 취향을 가지런히 정리해서 깨닫는 역설이 벌어지는 요즘이다. 알고리즘의 능력은 내가 지닌 생각과 가치관을 강화할 뿐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교묘하고 은근하게 유도하고 편입시키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권력이다.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넙죽 받기만 할 때가 아니다. 절대적으로 공정할 것만 같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하지만 설계자의 가치관과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편향되고 휘둘릴 수 있다. 보여지고 주어지는 정보만 취하지 말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습관이 최종 방어책이다. 물론 검색 결과에서도 개인의 '의견' 이 아닌 신뢰할 '정보' 여부를 검증하고 취하는 것은 디지털과 알고리즘 권력의 시대를 사는 시민의 덕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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