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독자 마당] 감사하는 마음

"엄마, 2주간 영국으로 휴가 가요. 크리스마스 잘 지내시고 1월 10일 만나요." 막내로부터 온 전화였다. 어려서부터 공부 잘하고 자기관리도 확실해 한번도 속썩이게 한 적이 없는 아이였다. 여행을 너무 좋아해 휴가 때마다 외국에 돌아다니며 시집갈 생각을 안해 그게 걱정이었다.

그런데 집에 오기로 한 날 하루 전 아들의 직장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막내의 직장 동료였다. 영국에 있는 막내가 쓰러졌는데 의식이 없다는 전갈이었다.

아들 내외가 급히 영국 병원에 도착해보니 의사는 뇌경색으로 95% 회생 불가능이라고 한다. 먼 외국 땅 영국에서 일어난 일, 미국의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한 가지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밖에 없었다.

아들에 이어 딸 내외가 영국에서 10일간 있으면서 막내를 돌봤고 다시 손주들이 일주일간 딸 곁을 지켰다. 이렇게 한달이 지나 딸은 에어 앰뷸런스로 샌프란시스코 병원에 도착했다. 그때 환자가 눈물을 흘리더라고 간호사가 전해주었다.



며칠 후 병원에 도착해보니 의식은 돌아왔으나 온 몸은 굳어 있고 휠체어에 앉혀 놓았는데 균형을 못잡아 자꾸 쓰러졌다. 말도 못하는 아이는 나만 보면 눈으로 집에 가겠다고 애처롭게 보챘다. 그때부터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1년 만이다. 이제 지팡이에 의지해 화장실 출입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하고 나를 부른다. 나는 너무 감사해 펄쩍 뛸 뻔했다.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근래엔 "엄마, 고마워요,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다. 나는 아이가 한 마디 할 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사고나 장애는 예고가 없다. 매일 매일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하영자 / 풋힐랜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