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2.0°

2020.04.06(Mon)

[칼럼 20/20] 대통령 하기 딱 좋은 나이?

[LA중앙일보] 발행 2019/11/2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1/21 19:2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18일 트럼프의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 건강검진이 발단이 됐다. 일정에 없던 비공개 검사에, 병원도 이례적으로 전용 헬기가 아닌 자동차로 갔다. 지난 2월 검진 후 9개월 만에 다시 한 것도 의심을 샀다.

백악관은 간단한 검진이었고 대선을 앞두고 미리 한 것이라 해명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대변인은 트럼프 주치의의 메모까지 공개했다.

백악관의 해명에도 CNN방송 등은 건강 이상의 개연성을 보도했다. 빌 클린턴 시절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조 록하트는 트위터로 "간단한 검사라고 했는데 그 정도는 전문 의료시설이 갖춰진 백악관 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나이 73세다. 2017년 취임 당시 트럼프 나이는 이전까지 가장 많았던 로널드 레이건 보다도 1년 늦은 만 70세 239일이었다. 취임일 기준으로 45명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이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시 평균 연령은 55세 3개월이다. 가장 젊은 나이는 존 F 케네디로 43세였다.

고령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군통수권자이면서 행정부 최고 수반인 대통령의 막중한 책무 때문이다. 대통령의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궐위 상황이 발생하면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 역사에서 재임 중 4명의 대통령이 사망했다. 9대 윌리엄 헨리 해리슨이 폐렴으로 임기 한달만에 사망했고, 12대 재커리 테일러는 위장병, 29대 워런 하딩은 심장마비,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뇌출혈로 임기를 못 채웠다. 58세 워런 하딩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대였다.

후보 시절부터 건강이 우려됐지만 트럼프는 지난 3년간 특별한 질환없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미국인 평균수명이 78.7세인 점을 감안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대통령 후보자의 고령화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다만 후보 나이가 많다는 점은 젊은층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에 불리할 수도 있다. 실제로 1980년대 이후 공화당 대통령은 민주당에 비해 나이가 많았다. 로널드 레이건은 70세, 조지 H W 부시는 64세에 취임했다. 반면 민주당은 40대 젊은 이미지가 우세했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대표적이다.

2020년 대선의 민주당 유력 주자들은 이전과는 다르다. 21일 현재 지지율 1~3위를 달리는 후보들 모두가 70세 이상이다. 당선을 가정해 취임일을 기준할 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77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78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71세가 된다. 누가 당선돼도 트럼프를 넘어 최고령 대통령의 기록을 경신한다.

대통령 하기에 적합한 나이는 없다. 나이가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다. 작가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저서 '이 의자는 흔들린다(This Chair Rocks)'에서 '연령차별(Ageism)'은 인종이나 성차별 같이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그릇된 관념이라지적한다.

1984년 재선 캠페인에서 레이건은 그의 많은 나이를 문제삼은 민주당 월터 먼데일 후보를 겨냥해 "대선에서 나이가 이슈가 돼서는 안 된다"며 "나는 경쟁후보의 '어린 나이와 무경험(youth and inexperience)'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륜을 강조한 레이건은 선거인단 538명 중 525명을 확보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대선은 지금 추세로 가면 '시니어 후보들'의 잔치로 치러진다. 이변이 없는 한 당선자도 70세를 넘는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번 만큼은 나이에 걸맞은 품격과 경륜을 보여주기 기대한다.

관련기사 칼럼 20/20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