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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제복의 명예를 지키자

얼마 전 한국에서 민간인이 군복에 별 두개를 달고 부대사열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군복 입은 남성 두명이 무개차에 올라 연병장에 정렬한 부대원 앞을 지나가는 사열식이었다. 두 사람의 베레모에는 각각 별 2개가 달렸는데 그중 1명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었다. 그는 부대를 지원해 주었다는 이유로 육군 모 사단의 명예 사단장 직함을 받고 부대 국기게양식에 초대된 것이다. 민과 군간에 친교를 도모하는 뜻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문제는 아무리 VIP라 하더라도 군 규범이나 훈령에 없는 과잉 의전 행사로 인해 군의 사기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군복에 별 두개를 달고 1000여명의 장병들 앞을 지나던 그 민간인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친동생이 취직을 해서 논란을 빚었던 한 기업의 회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사단 군악대에 맞추어 사열과 함께 10여분간 훈시도 했다니 이는 엄연한 국방부 훈령 위반이며 과도한 예우라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군 발전에 기여하는 민간인에게 명예군인이라는 직책을 준다. 하지만 명예군인에게는 하사부터 대령까지의 계급만 허용하도록 훈령에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현재 군당국에선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국기게양식이 진행되고 있던 연병장에서 2명의 사단장이 사열대에 올라섰다. 한 명은 현임 사단장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민간기업의 그룹 회장인 명예 사단장이었다. 장병들은 우렁찬 경례 소리와 절도있는 제식 동작 등 엄정한 군기를 선보이며 패기 넘치는 군대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런데 한 부대 사열식장에 두명의 사단장이라는 호칭이 왠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각개 부대편성에서 지휘관은 오직 한명이다. 아무리 의식행사라지만 규정에도 없는 것까지 챙겨가면서 스스로 군의 위신을 손상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군이란 특수조직에서 군복이란 제복은 곧 명예요 긍지요 책임이다. 미국사회에서 군복을 착용한 군인을 ‘서비스맨’이라 하여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 복무한다는 뜻에 감사해 정부는 모든 공공요금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장교 계급장이 부착된 군복을 착용한 군인을 국제 신사라고 칭하며 세계 각국은 상호 존경하고 예우한다.

더구나 군의 최고 계급인 장성급에 대해선 전쟁 중 포로가 된 적군일지라도 제네바 조약에 의해 장성급에 준한 예우를 갖춘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 4성 장군일지라도 기소되면 체포해 포승줄에 수갑을 채운다. 부하사병 앞에 명예와 위신을 추락시키고 모독하므써 수십년간 헌신해 온 군사전문가를 극단적 자해행위로까지 몰아 귀한 목숨을 잃게 한 예가 과거에 있었다.

제복의 명예와 가치는 그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아무나 제복을 입을 수 있다면 그 제복의 가치는 유지되기 어렵다. 이번에 민간인이 전투복을 입고 장성계급장에 전투부대를 사열한다는 것 말고 다른 예우 방법은 없었을까? 군의 부대사열은 평소 작전준비를 위해 점검하고 확인하는 행사다. 즉 지휘관이 전투준비 태세가 완비되었는지 검열을 하는 숭고한 군대의식이다. 모름지기 군은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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