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중은 딱 3초의 집중력으로 판가름"
[인터뷰] 미 양국국가대표팀 이기식 감독
USOC선정 ‘올해의 코치상’ 수상
세계 최고 양궁 지도자로 우뚝 선 이 감독의 양궁 인생을 들어봤다.
-수상 소감은.
“처음엔 이런 상이 있는지도 몰랐다. 사실 미국 온 지 13년이 넘었고 그간 3번의 올림픽에서 국가대표팀을 진두지휘했는데 이제야 받는 게 살짝 늦지 않나 싶었다(웃음). 그래도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는 거 같아 영광이다.”
-양궁은 언제 시작했나.
“고등학교 때 처음 활을 잡았다. 당시 학급 반장이었는데 체육 선생님 소개로 양궁을 시작했다. 국궁하시던 아버지 어깨너머로 본 게 있어서 그런지 낯설지 않았다. 30명 학생이 지원했는데 결국 졸업 당시 나를 포함 2명만 활을 끝까지 잡고 있었다. 당시 6개월 만에 1000점, 1년 만에 1100점을 이루는 등 한국 신기록들을 갈아치우면서 주목을 받았다.”
-코치 생활 언제부터 시작했나.
“대학교 3학년 때인 80년 당시 처음 양궁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졌고 남자 국가 대표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듬해 1981년 양궁협회 초대 회장인 정몽준 회장이 양궁 코치를 뽑았는데, 자격 조건이었던 체육학과 졸업에 대표선수 출신은 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38년이다.”
-‘과학적인 양궁’을 강조한다.
“스포츠 과학은 당연히 모든 지도자가 갖춰야 할 상식. 승리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부상 방지를 위해 필수다.”
-‘샷 사이클(Shot cycle)’이란.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심리 컨트롤 방식. 양궁은 집중이 관건인데 사람의 집중력 한계는 3초다. 그 3초를 가장 현명한 시간으로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 여러 논문도 들춰보고 10년 이상 선수들과 씨름하며 만든 이 방법으로 대표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다.”
-양궁을 배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정직과 인내다. 우연으로 화살이 잘 맞을 때가 있는데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을 평가하는데 냉정하고 정확해야 한다. 또 인내로 정직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양궁은 ‘마셜 아츠(martial arts)’, 즉 정신적 스포츠다. 이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앞으로의 계획은.
“코치 생활 첫 올림픽이 1984년 LA 올림픽이었다. 돌아오는 2028년 LA 올림픽으로 의미있게 코치 생활 마침표를 찍는 것이 꿈이다. 양궁은 내게 인생 그 자체. 한 우물만 팠을 뿐인데 과분한 결과들이 안겨져 왔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현재 운영 중인 ‘Joy Lee Archery Academy’에서 양궁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싶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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