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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고 쳤는데 오히려 해결팀장 시키더군요"

소캘 K그룹 K콘퍼런스

최근 소스몰에서 소캘K그룹 주최로 열린 K콘퍼런스에서는 남가주 일대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IT전문가들의 강연이 있었다. 왼쪽부터 장진호 대표, 이승진 매니저, 윤기택씨, 차영준 대표, 이도민 팀장. [소캘K그룹 제공]

최근 소스몰에서 소캘K그룹 주최로 열린 K콘퍼런스에서는 남가주 일대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IT전문가들의 강연이 있었다. 왼쪽부터 장진호 대표, 이승진 매니저, 윤기택씨, 차영준 대표, 이도민 팀장. [소캘K그룹 제공]

최근 남가주의 한인 아트 및 테크 IT전문인들의 모임인 ‘소캘K그룹(회장 케빈 김)’이 K컨퍼런스를 개최했다. 180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IT관련 기업을 창업하거나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이 패널로 참가해 후배들을 돕는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소캘K그룹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IT업계 현역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 IT대기업이나 IT관련 창업에 뜻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하는 1부와 조언을 해주는 ‘커리어와 창업 패널 토크’인 2부로 진행됐고 3부는 오픈 네트워킹 시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패널들의 좌충우돌 실수담은 참석자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제공하는 시간이 됐다.

◆장진호 발차기 대표=‘발차기(balchagi.com)’는 컴퓨터그래픽(CG) 온라인교육 사이트다. 장 대표는 “2016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사이트가 이제는 한국어권 최대 온라인 CG교육 플랫폼이 됐다”며 “구축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만났다. 경쟁사이트가 생겼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전체 파이가 크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17년차 직장인의 창업 도전기’라는 제목으로, 창업해 일과 병행하며 느꼈던 어려움을 나눔과 창업의 기회로 바꾼 스토리를 소개했다.

“한국은 온라인 교육의 잠재력을 깨달아야 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교육이 큰 성과가 있습니다.”



그가 만난 예상하지 못했던 것중 하나가 바로 의외의 고객이었다고 전한다. CG를 전공 학생이 주요 고객일 것으로 추정했는데 알고보니 현장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잘 몰랐던 관련학과 교수나 상급 디자이너들도 수업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배우려면 ‘체면’ ‘시공제약’이 필요하지만 온라인 익명성 덕에 부담없이 참가하더라는 것.

“그래픽 분야는 10개월 전에 나온 것도 쓸모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모르면 뒤쳐지는 탓에 새로운 것이 나오면 직급, 경력 불구하고 배워야 살아남지요. 그래서 의외의 고객이 많았습니다.”

장 대표는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낙심하지 않고 밀고 나갔다”며 “무료로 시작했지만 계속하기 위해서 수익이 필요했고 수업료가 아닌 의외의 부문에서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 발차기사이트에서 저렴한 수업료 말고 다른 수익은 무엇일까. 장 대표는 “지난 수업 녹화 동영상을 돈을 내고 보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았다”며 “처음에 고려했던 수익이 아니어서 놀랐지만 역시 ‘필요한 사이트’를 구축해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취업 경력 17년이었던 것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며 “취업했던 시간이 낭비가 아니었다.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덕분에 지식이 충분해 헤쳐나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승진 구글 매니저=사고를 쳐도 혼내지 않는 문화'라는 제목으로 이승진 구글 매니저가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 매니저는 한국에서 중고교시절 클래스 51명중 49등을 했을 정도로 공부를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미국으로 와서 UC샌디에이고에 진학해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했고 4년과정을 6년만에 졸업했다는 것. 그가 큰 교훈을 얻은 곳은 첫 직장인 아마존닷컴이었다.

14년 전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새내기 신입사원의 대형 사고는 이렇다. 그가 맡았던 분야는 물류시스템(Amazon Fulfillment) 전산시스템이다. 문제는 연휴를 앞두고 일어났다. 팀장이 일찍 퇴근하고 매니저가 휴가를 간 상황에서 신입 프로그래머인 이씨는 물류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위한 소프트웨어 작업을 마치고 혼자서 업데이트하게 된 것이 화근이다. 이씨는 정상적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기존 프로그램 패키지를 임의로 지우고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을 설치했던 것이다. 이씨는 업데이트가 제대로 된 것을 확인하고 퇴근했다. 그리고 전세계 아마존 물류 시스템이 멈췄다.

"새벽에 전화를 받고 회사로 나가보니 제 상사를 비롯해 부문 매니저 등 50여 명이 한방에 다 모여 있는 겁니다. 저는 이제 이 회사에서는 끝이구나. 아니, 프로그래머로 밥먹고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이씨의 실수로 전세계의 아마존 물류는 20시간 가까이 멈췄고 이는 임원 비상회의가 소집될 정도의 대형 사고였다. 그런데 사고를 쳐도 혼내지 않는 문화가 2005년 당시 아마존에는 있었다고 한다.

"2분 간격으로 제가 했던 일들이 바둑 복기하듯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을 큰 화면을 통해서 함께 봤습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지요."

이씨가 놀랐던 것은 회사의 반응이다. 매니저와 담당 임원들은 3개월된 신입 프로그래머가 20시간이나 셧다운될 정도로 취약한 시스템이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시키지 않은 회사시스템 해킹의 죄를 물을 수도 있었지만 회사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 프로세스를 책임지고 바꿔 보라는 임무를 줬다. 이제는 실수로 다운시키기 어려운 시스템이 구축됐고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멘토링을 하는 프로세스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씨는 아마존에서 3년 4개월을 근무하고 구글로 옮겼다.

이씨는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리더십의 책임도 알게 됐다"며 "책임지게 한다는 것의 새로운 개념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윤기택 디자이너=해외와 한국,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취업을 했고 창업까지 했던 윤기택씨는 “개인 포트폴리오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며 “취업하려는 회사가 클수록 기준치가 높다. 다만 대기업일수록 가능성을 더 본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이제는 기술이 있는 TA(Technical Artist)를 선호한다”며 “인사담당자도 바쁘다. 요즘엔 SNS에 작품을 올려 넣고 홍보하는 것도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씨에 따르면,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여러가지를 모두 잘하는 사람을 선호하고 다양한 경험자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직장을 잡으려 조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가 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큰 결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영준 온디맨드코리아 대표=현재 한국어권 콘텐트는 물론, 중국어권, 베트남어권 콘텐트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차대표는 “현재 북미에서 아시아권 최대 사이트가 됐지만 이번이 3번째 창업”이라며 “이전의 할리우드에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또한 미디어시장의 큰 변화가 있어 그 덕도 봤다. 콘텐츠가 미래라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아 오늘이 있다"고 말했다.

창업을 앞둔 사람들에게 하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초기팀을 어떻게 짜느냐가 매우 중요했다는 것. 또한 멘토는 다양한 사람들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도민 영화시각효과 전문가=할리우드 영화제작사에서 12년째 일하고 있는 시각특수효과 아티스트 팀장인 이씨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과 활용방법을 소개했다. 이전과 달리 영화의 특수효과 기술이 비영리단체인 소다비에서 활용되는 실례를 소개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회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했다.


▶페북주소: www.facebook.com/groups/socalkgroup/

※소캘K그룹(SoCal K-Group)은 남가주에 있는 IT분야의 아트 및 테크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K콘퍼런스, K나이트(송년모임), K야유회, K해커톤, 공부 모임 등을 주도하고 있다. 오는 12월7일(토) 오후 7시에는 소스몰에서 2019 K나이트 행사를 개최한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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