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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억달러 따져보니···방위비 20억달러 주범은 북한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02 12:02

2014년 2억 달러에서→2019년 22억 달러
인건비 5년새 5370만 달러, 2.6% 만 증가
北 2015년부터 SLBMㆍ위성ㆍICBM 발사,
4ㆍ5ㆍ6차 핵실험, 美 군사 압박 최고조
2017년 3월 괌에 B-1 폭격기 5차례 출격,

현역 2만 6500명 주둔…2013년 3만→2017년초 2만 3000 줄어



 2017년 11월 12일 미 항공모함 니미츠(CVN 68, 맨 위), 로널드 레이건(CVN 76), 시어도어 루즈벨트(CVN 71) 등 항모 3척이 동해에 동시에 진입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미 해군]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가 급증한 원인은 작전ㆍ훈련비용이 포함된 운영유지비(Operation & Maintenance)가 급증한 때문으로 나타났다. 2014년 23억 6150만 달러이던 주둔비가 2020년 예산안 기준 44억 6420만 달러로 늘어났는데 증액분(21억 달러)의 95%(19억 9200만 달러)를 운영유지비 증가가 차지했다. 북한이 2015년부터 핵ㆍ미사일 도발을 본격화하면서 미국이 전략자산과 항공모함 강습단을 수시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으로 대응했던 시점과 일치한다. 북한의 도발이 주한미군 주둔비 급증의 주범이었던 셈이다.




북한 도발과 주한미군 작전 비용 증가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국방차관(회계관)실에 따르면 주한미군 주둔비 가운데 운영유지비는 2014년 2억 2610만 달러→2015년 8억 3850만 달러→2016년 10억 8080만 달러→2017년 11억 3100만 달러→2018년 22억 4700만 달러로 계속 늘어났다. 미국의 2018 회계연도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 말 기준이다. 따라서 2017년 9월 3일 북한이 역대 최대 규모의 6차 핵실험을 도발한 직후부터 직전 회계연도 대비 11억 달러 이상 더 썼다는 뜻이다.

2014년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의회의 강제적인 예산 삭감(시퀘스트레이션) 시행으로 최근 10년 동안 주한미군 주둔비가 가장 적었던 시기다. 2013년 대비 고정경비인 인건비(20억 5000만 달러)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운영유지비는 5억 8080만 달러에서 61% 삭감됐다.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미 전략폭격기 B-52 한 대가 한국 공군 F-15, 미 공군 F-16 전투기와 함께 군사분계선(DMZ)을 따라 위협 비행을 벌였다.[미 공군]





하지만 북한이 2015년 5월 8일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의 수중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자 주한미군 운영유지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5년 전년 대비 4배인 370%가 뛰었고 2016년 29%가 늘었다. 2017년 4.6%였지만 2018년 다시 98.7% 늘어 두 배로 뛰었다.

북한은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2월엔 우주로켓(장거리 탄도미사일) 광명성-4호를 발사했다. 9월엔 5차 핵실험까지 했다. 2017년 7월 4일과 7월 28일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발사했고, 이어 9월 6차 핵실험과 11월 ICBM급 화성-15형 시험발사로 북ㆍ미 간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로널드 레이건(CVN 76) 항공모함 강습단이 2016년 10월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훈련 일환으로 한반도 근해에서 한국 해군과 기동 훈련을 벌이고 있다.[미 해군]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월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날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압박 비행을 한 데 이어 3월 키리졸브ㆍ독수리훈련 때 존 C. 스테니스(CVN-74) 항공모함 강습전단, B-2, B-52 전략폭격기를 참여시켰다. 그해 10월에도 로널드 레이건(CVN 76) 항모 강습전단이 별도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

2017년에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B-1B 전략폭격기가 3월 한 달에만 5차례 한반도에 전개했다. 또 3월 독수리훈련 때 칼빈슨(CVN-70), 11월엔 로널드 레이건, 시어도어 루스벨트(CVN 71), 니미츠(CVN 68) 3개 항모전단이 동시에 동해에 포진하는 이례적인 대북 압박 작전도 벌였다. 통상적으로 전략폭격기 1대의 1회 한반도 전개 비용이 공중급유 및 전투기 호위를 포함해 20억~30억원, 이지스 순양함ㆍ구축함ㆍ핵잠수함 등을 포함한 1개 항모강습 전단의 경우 400억~5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11월 3개 항모 동시 전개에만 1억 달러 이상이 든 셈이다.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2017년 9월 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6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 차원에서 전략무기를 순차적으로 전개했다.[중앙포토]





마이클 플린 캔자스주립대(정치학) 교수는 “운영유지비가 두 배로 급증한 2017~2019년 사이 주한미군 상시 주둔 현역 병력은 2만 3500명에서 2만 6500명으로 근소하게 늘었다”며 “2013년 3만 명일 때와 비교해도 인건비는 변화가 거의 없어 한ㆍ미 연합훈련과 대북 군사적 압박을 강화한 것 외에 설명할 요인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엔 남·북, 북·미 대화 국면으로 북한이 도발을 줄이고 한·미 연합훈련도 축소됐지만 주한미군 운영유지비는 줄지 않았다. 비공개 전략자산 전개와 자체 훈련 등을 통해 대북 군사 대비태세는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정비용인 주한미군 인건비는 2014년 20억 5030만 달러에서 2020 회계연도 예산안 21억 400만 달러로 5370만 달러,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주한미군 현역 병력의 주둔 규모엔 변동이 컸다. 미 국방부 국방인력데이터센터(DMC)의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2만 6525명으로 나타났다. 현역 정원 2만 8500명 대비 약 2000명 적은 수준이다. 별도로 방위군ㆍ예비군 65명, 펜타곤소속 민간인 직원 2975명이 함께 주둔하고 있다. 현역 주둔 규모는 2013년 3만 252명에서 2017년 3월 말 2만 3114명까지 줄었다가 다시 복구되는 추세다. 국방부는 2014~2017년 초까지 정원대비 4000~5000명 가량 줄어든 데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강제 예산 감축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주한미군사령부 특수전 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 육군 2사단 1개 전투여단과 미 7공군 1개 전투기 대대가 포함된 주한미군의 연중 대규모 순환 배치 특성상 작전상 필요나 예산 집행 지연 등 다양한 이유로 인력 규모는 변할 수 있다”며 “현재원 숫자보다는 편제 부대의 변화나 전력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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