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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필요하면 군사력 쓸 수도 있다"···김정은과 기싸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03 07:12

북한 “성탄절 선물 미국에 달렸다”
도발 예고하며 연말시한 협상 압박

한반도 주둔 필요한가 질문에
“나는 어떤 쪽도 선택 가능하다”

김정은엔 “비핵화 합의 이행” 압박
“나와 그는 매우 좋은 관계” 언급도



연합뉴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올리라고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주한미군을 방위비 증액과 연결시켰다. 주한미군 유지를 위해서는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는 취지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의 회담에 앞서 ‘한반도에 (지금 규모의) 모든 군인을 주둔시키는 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거기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나는 (주둔 유지든 아니든) 어느 쪽 입장도 취할 수 있다. 나는 어느 쪽 입장에서도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I can go either way. I can make arguments both ways)”면서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한국은 방위비를 보다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자신이 주한미군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며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하려면 한국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주한미군 주둔 위해선 한국이 방위비 더 내야”


그의 발언은 한·미 방위비 협상을 설명하는 중에 나왔다. 한·미는 3~4일 워싱턴에서 방위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측의 50억 달러 증액 및 추가 항목 신설 요구에 맞서 한국은 기존 방위비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쓸 수도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세 차례의 만남 뒤에도 김 위원장이 여전히 핵을 개발하고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 “나는 그와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한 뒤 군사력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사적으로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는 세계에서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나는 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하다면 사용할 것(if we do, we will use it)”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또 “나와 김정은의 관계는 정말 좋다”고 했다.

맥락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군사 옵션에 방점이 찍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숨겨진 것도 아니었다. 연말을 ‘인내심의 시한’으로 설정한 북한의 연이은 위협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한국시간) 이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위협했다.

또 “우리가 지금까지 모든 것을 투명성 있게 공개적으로 진행하여 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기에(중략)”라고 공언했다. 연말 전에 제재를 완화해 주든지, 군사적 위기를 감내하든지 양자택일하라는 사실상의 통첩이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도 않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은 2017년에도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장거리 로켓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뒤 ‘독립절 선물 보따리’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 이 부상은 담화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선제 조치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및 핵실험 중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임자들은 이루지 못한 최대 치적으로 꼽아 왔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를 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중대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예고”라고 분석했다.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도 지난달 담화에서 “우리는 더 이상 미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발언도 “내가 김 위원장을 만나는 동안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난데없는 군사력 언급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재개, 이런 치적을 망치려 든다면 미국도 2017년과 같은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식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대북 메시지가 담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서명한 첫 번째 합의를 보면 그는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가 합의를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에게 지난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강조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정용수·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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