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 론] LA 대중교통을 살려야 한다

한국에 다니러 갔다가 LA에 돌아 왔을 때의 첫 번째 느낌은 하늘이 맑고 공기가 깨끗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뉴저지에 있다가 LA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받은 인상은 마치 미국에서 살다 서울에 도착했을 때처럼 하늘은 뿌옇고 공기가 답답한 그런 느낌이다.



LA는 자동차의 도시라 할 만하다. 700만 대가 넘는 자동차에다 혼자 운전하는 사람이 77%이나 돼 매우 혼잡한 도시다. 그러니 여기서 나오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위험도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겨울에도 산불이 빈번하다. 그 때문에 LA는 오존 농도와 매연 오염도에서 한때 미국 최악의 도시라는 오명을 쓴 적이 있었다.





최근 대기오염에 관해 중앙일보가 벌인 기획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몇 년 동안 연방 정부와는 별도로 공기 질 관리에 발 벗고 나서 자동차 배기가스를 엄격히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매연 오염도에서 LA가 미국 200개 도시 가운데 7위로 내려갔으며 1999년 초미세먼지 오염 일수가 연중 68일에서 지난해에는 9일로 대폭 줄었다. 그리고 2040년부터는 전기차, 수소차 등 무공해 자동차만 팔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LA가 더 맑은 하늘을 찾아오려면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뉴욕이 LA보다 훨씬 심한 과밀인구와 고층건물을 갖고 있음에도 일정 수준의 대기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대중교통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LA의 버스 시스템은 잘 돼있지만 지하철은 1990년에서야 선을 보여 아직도 LA에 지하철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설사 안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대중교통 이용률이 3% 밖에 되지 않는다.



뉴욕에서는 50% 이상의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뉴저지에 한 달 이상 머무는 동안 뉴욕과 뉴저지의 지하철과 기차를 자주 이용했다. 한때 뉴욕의 지하철은 불결하고 범죄의 온상처럼 여기는 선입관이 있었으나 가서 보니 서울보다는 못하지만 역사며 기차 내부가 상당히 깨끗해졌고 이용하기에 매우 편리하게 개선돼 있었다. 거기에다 지난 11월에는 노후 지하철 시스템에 10억 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벌인다는 발표가 있었다.



LA에서도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지하철 확장 계획을 벌여 나가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을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이 현재는 웨스턴이 종점이지만 2023년에는 미라클 마일 지역, 2025년에는 센추리시티, 그리고 2028년에는 UCLA가 있는 웨스트우드까지 가게 되며 2025년까지는 지하철 또는 경전철로 LA 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대중교통의 확장 못지않게 필요한 것은 지금의 버스나 지하철, 그리고 역사를 청결하게 관리하며 더 많이 이용하도록 홍보하는 일이다. 메트로 링크를 제외한 메트로 서브웨이나 메트로 버스는 너무 불결하다는 불평이 많다. 뉴욕보다 1달러가 싼 지금의 요금 1.75달러(시니어 75센트)를 조금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특히 지하철의 시트와 바닥을 자주 청소하고 역구내와 열차 내부의 조명을 뉴욕처럼 밝게 만들어 음습한 인상을 없애야 한다.



마침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 대책은 인류가 해야 될 매우 시급한 과제다.



LA에 대중교통을 살리면 대기 오염도도 줄이고 관광객들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으며 교통난 문제도 해결하고 시민들의 경제부담도 줄이는 1석 4조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선거에 나가는 한인 정치인들도 이점에 유념하기 바란다.

김용현 / 언론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