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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가정폭력 피해 위탁 아동들 “도로 데려가라”에 두 번 운다

LA카운티 위탁 3만4000명
한인 아동도 100여명 보호

타인종 가정 적응 더 어려워
친자녀 같은 이해·포용 중요

지난 11일 한인가정상담소가 ‘위탁가정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위탁 아이들이 풍선아트를 즐기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 제공]

지난 11일 한인가정상담소가 ‘위탁가정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위탁 아이들이 풍선아트를 즐기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 제공]

가정 폭력 피해자 신분으로 아동보호국을 통해 한 백인 가정으로 위탁된 6살 김명수(가명)군. 하지만 김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가정으로 옮겨졌다. 문화적인 차이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김군을 위탁 가정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다시 아동보호국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두 번째 위탁 가정에서도 김군은 적응하기 어려웠다. 히스패닉계 가정에서의 삶 역시 한인 김군에겐 낯설고 두렵기만 했다. 가뜩이나 말문을 닫고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김군은 위탁 가정을 두차례 옮기는 동안 더 큰 상처를 받아야 했다.

김군 사례처럼 부모에게 버림받아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위탁 가정에서 마저 버림받아 두 번 우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가정상담소(KFAM)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LA카운티 아동보호국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은 3만4000여 명. 이 중 아시안은 600~800명, 한인 아동은 100명 정도다. 이들은 아동보호국을 통해 위탁가정으로 옮겨지게 되는데, 인종이 다르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더 큰 외로움을 겪기도 한다. 만일 김군의 사례처럼 위탁 부모가 “아이 다시 데려가세요”라고 말하며 위탁을 포기할 경우, 그 상처는 평생 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인가정상담소 엘리스 이 위탁가정 매니저는 “위탁 아동이나 우리같은 위탁가정 에이전시가 가장 상처받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사례”라며 “내 아이가 아니라고 해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위탁을 바로 포기하기보다 친자녀처럼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위탁 부모들이 청소년 아동을 꺼리는 것 역시 아이들에겐 큰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매니저는 “10대 아이들은 반항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에 위탁을 한 상태에서도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아이들은 모두 다 감지할 수 있다. 큰 상처가 된다. 10대라고 해서 모두 반항적이지 않으며,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올바르게 클 수 있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위탁 부모들은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LA카운티에 있는 위탁가정 에이전시는 총 120여 곳에 달하지만 모두 비아시안계 에이전시이다.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인가정상담소는 지난 2014년 ‘둥지찾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미주전역 유일의 위탁가정 프로그램으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계 위탁아동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둥지찾기’를 통해 연결된 아동의 수는 지금까지 5년간 총 75명, 이 중 12명의 아이가 입양됐다. 올해만 따지면 25명이 위탁됐고 2명이 입양됐다.

한편 위탁 아동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 매니저는 “특히 한인의 경우 대부분 가정폭력으로 부모와 격리되는 경우가 많다. 비단 아이가 부모로부터 직접 물리적 폭력을 당하지 않더라도 엄마가 폭행 당하는 장면을 봄으로써 정신적인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또한 가정폭력이 지속되면서 무기력증에 빠져 아이가 방치되는 경우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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