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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송년 회식…술 대신 '맛집'으로

[LA중앙일보] 발행 2019/12/14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12/13 23:09

'종용' 보다는 '초대' 개념으로
점심으로 간소화 경품행사 등
세대 차이·소송 가능성 반영

한인 사회의 연말 회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 세대 간 인식 차이부터 법적 갈등까지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LA다운타운에서 의류 업체를 운영하는 김영기(51)씨는 3년 전부터 송년회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점심시간을 이용한 회식으로 송년회를 대신한다.

김영기 대표는 “직원들에게 간단한 선물(상품권)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LA다운타운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하려고 한다”며 “주변 사업하는 업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송년회를 거창하게 하기보다는 이제는 ‘짧고 굵게’ 치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인 은행권 역시 송년회를 실속있고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LA지역 한인 은행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젊은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업무 후 술자리 회식을 하거나 송년회 참석을 강요하는 모습은 사라졌다”며 “올해 은행권의 송년회도 참석을 종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원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인 호텔과 식당 업계의 예약 현황에서도 묻어난다. 한인타운내 JJ그랜드호텔 다나 홍 매니저는 “각종 송년 모임이나 동창회 등 행사가 예년과 달리 술자리보다는 식사 위주의 모임으로 친교의 시간을 갖거나 간단한 경품 추첨 정도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천하보험의 경우 매해 연말 이벤트는 음식을 주문해 사내 송년 모임으로 대체하고 대신 래플 티켓을 판매,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기도 한다. 코웨이의 경우는 직원끼리 연말 카드나 선물 등만 주고받기로 했다.

주류 사회에서는 한국계 회사와 달리 업무 후 술자리 회식 같은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직장인 10명 중 6명(60%)은 퇴근 후 회식 같은 회사 관련 미팅은 “오히려 업무적으로 능률을 떨어뜨린다”고 여겼다.

롱비치 지역 주류 대형 항공 업체에서 근무하는 레이 김(39·엔지니어) 씨는 “미국계 회사는 대부분 직장과 개인 생활을 철저히 구분하기 때문에 사실상 송년회 같은 이벤트는 업무 시간 안에서 이루어진다”며 “회사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식 문화가 바뀌는 또 다른 이유중 하나는 법적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최근 퇴근 후 직원들을 집으로 불러 술자리를 가진 한인 업주가 노동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법조계에서는 한인 사회 송년회 또는 회식 문화 등 고려해 ▶회사 모임 참석 강요 금지 ▶음주 강요 금지 ▶모임 참석 여부 확인 금지 ▶술자리서 농담이나 신체적 접촉 금지 등의 주의사항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한인 사회 내에서 회식 또는 송년 모임이 줄어드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있다.

LA지역 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는 “밀레니얼 세대가 들어오면서 직장 환경이 너무 ‘개인화’ 되는 느낌이 들어서 회식을 제안하더라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아무리 미국식 문화라 해도 종종 법적인 잣대까지 들이대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직장마저도 각박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고용노동부 취업 포털사이트 워크넷이 직장인이 좋아하는 회식 유형을 조사했다. 한국인 직장인들은 ▶맛있는 음식 위주 맛집 투어 회식(45.8%) ▶연극,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 회식(24.2%) ▶볼링, 스크린 골프 등 레포츠 회식(11.3%) 등을 꼽았다. 반면 ‘음주 중심 술자리 회식’은 단 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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