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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지 않았어도…'부창부수' 무한 사랑

중앙교우회 송년회
눈길 끌었던 3장면

남가주 중앙교우회가 지난 14일 총회및 송년행사를 가졌다.

남가주 중앙교우회가 지난 14일 총회및 송년행사를 가졌다.

행사중 단체사진을 찍고(오른쪽) 배우자들만 따로 사진을 찍어 화제다. [중앙교우회 제공]

행사중 단체사진을 찍고(오른쪽) 배우자들만 따로 사진을 찍어 화제다. [중앙교우회 제공]

중앙교우회 이경섭(왼쪽)씨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오른쪽 테이블에서 부인 이영미씨가 혼자 일어나서 응원 노래를 부르고 있다.[중앙교우회 제공]

중앙교우회 이경섭(왼쪽)씨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오른쪽 테이블에서 부인 이영미씨가 혼자 일어나서 응원 노래를 부르고 있다.[중앙교우회 제공]

“이민생활 한두해하는 것 아니잖아요. 그런데 올해 송년회는 특별히 남다른 순서가 많았어요. 위로의 시간이 됐다고 해야지요.”

지난 14일 다운타운 JW매리엇호텔에서는 남가주중앙중고교우회(회장 박승균)의 2019년 정기총회 및 송년행사가 열렸다. 이날 예년과 달랐던 장면 3가지를 소개한다.

일반적인 송년행사는 어디나 다를바 없다. 1부는 회장 추인하고 지출 보고하는 정기총회, 2부는 식사를 마치고 춤과 노래가 곁들여지는 송년행사, 래플 티켓과 함께 두근거리는 기대를 품다가 10시가 지나선 아쉬움을 갖고 집에 가게 마련이다.

중앙교우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처음 눈에 띈 것은 바로 단체 사진을 찍을 때다. 동문들이 모두 무대에 오르고 여러번 시도 끝에 기록용 사진을 찍으며 시작됐다. 박승균 회장이 갑자기 “형수님들, 사진찍게 모두 나오세요”라고 하자 평소와 달랐는지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었다.



“원래 부부가 모두 사진을 찍는 것은 어떨까 싶었는데 형수님들이 모두 나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숫자가 많아져서 형수님들만 무대에 서게 됐고 여기저기서 ‘중앙여고’라고 할 만큼이 인원이 됐지요.”

이날 참석한 배우자 김모씨는 “매년 행사때마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은 와이프들만 찍자고 하니 신선하더라”며 “이제까지 40년 가까이 송년회에 참석하면서 이민생활의 어려움,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겪었던 아쉬움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서 무대에 서게 되니 주마등같이 스치면서 순간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편의 오늘은 바로 우리 아내들의 노력 덕이다. 그것을 이날 알아주는 것같아서 좋았다”며 “사실 남자들끼리야 선후배지만 우리 끼리는 친구다. 기록을 남기에 돼 무척 기뻤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장면은 식후 행사로 시작된 노래자랑에서 일어났다. 동문 이경섭씨(68회)가 무대에 서면서 ‘쿵따리 사바라’를 부르기 시작했다. 순간 멀리 있는 테이블에서 한 여성이 일어나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경섭씨의 아내 이영미씨다. ‘부창부수’라고 표현되는 그런 모습이다.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남편은 외로울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이경섭씨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이 모습은 많은 동문에게 배우자의 의미, 배우자와의 사랑을 깊게 느끼게한 연출되지 않은 드라마였다.

세번째 장면은 중앙교우회가 시작한 ‘자랑스러운 중앙인’시간이었다. 이 상은 중앙 동문중에서 커뮤니티를 위해서 노력한 동문에게 수여하는 행사로 이날이 첫 행사였다. 수상자는 2명이다. 첫 수상자는 남가주지상사협의회장을 맡아 봉사한 백사훈씨. 두번째는 지난 1월 타계한 서승용씨다. 서승용씨는 올드타이머로 중앙고와 연세대를 나와 한국계은행 LA지사에서 근무했고 90년대 한인시장에 가보쌀을 유행시킨 것은 물론 무역으로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했던 바 이날 동문들에 의해서 그 공로가 인정됐던 것이다. 특별히 서승용씨의 부인 서명희씨가 참석했고 생전에 서씨를 따르던 후배들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중 한 후배는 “지난해 송년행사에도 참석했던 선배가 1월 갑자기 타계해 동문 선후배들이 무척 상심했다”며 “가족이나 배우자가 가장 상실감을 느꼈고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형수가 수상을 위해 참석해 후배들도 모두 감격했다”고 말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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