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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망과 과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라고 요청한 데드라인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서울에 가서 판문점에서의 북측 대표간 북미실무회동을 원했는데 그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북미간 비핵화 의지마저 의심이 가기 시작하고 있다.

북미간 적대적 기싸움이 최고조에 달해 추론도 난무한다. 이런 시기에 비건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비건의 보따리 속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언론 기사들은 추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 해법을 놓고 북미의 상이한 해법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핵화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데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없어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젠 합의할 시점에 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발 물러서서 양보와 타협을 하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 가지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절대로 재개해선 안 된다. 미국은 대북 무력 사용 구상을 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무력 사용 구상을 강력하게 반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남은 선택은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통 큰 결단만 남아 있다. 필자가 제안한 융합 접근(fusion approach)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phase by phase) 5단계로 나누어 입구론과 출구론이 분명하게 제시된 비핵-평화체제구축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는 길만이 한반도 비핵화, 평화, 번영의 길이다.

올해 말 데드라인까지 미국의 ‘새로운 셈법’이 없으면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해서 ‘새로운 길’에 대한 추론이 무성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북한의 ‘새로운 길’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닌 합리적인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즉 김정은은 그동안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자 좌절감과 실망으로 모든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고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준비할 때까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잠정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이 준비되면 언제든 북미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13번째 해 온 단거리 미사일 발사나 장사포 발사 등 낮은 단계 도발로 미국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재개는 자멸행위임을 알기 때문에 그 길로 가는 것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런 길로 가게 돼 미국 행정부가 대북 무력 사용을 고려하게 된다면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위협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대북무력 사용을 절대로 허용해선 안 될 것이다.

북미 양측의 최고 지도자에게 호소한다. 이젠 기싸움 그만하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북미 비핵화협상이 성공하면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됨을 이해하고 있을 것인데 왜 이렇게 다른 길로 걷고 있는지 안타깝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그의 재선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김정은의 ‘새로운 길’은 북미 양측에 도움이 안된다.

상호양보와 타협만이 북미비핵화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소탐대실 하지 말고 상호 이득의 관점에서 북핵 해법의 접점을 모색하길 바란다.


곽태환 / 전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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