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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는 이유

오래전 이야기다. 큰 아이가 10대 초반이던 어느 저녁이었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 없이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식탁에는 불고기와 김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이들이 ‘오늘부터 고기와 생선은 안 먹을 계획’이라고 선포하는 것이 아닌가.

이민 1세인 우리 부부와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문화적으로 각기 다른 음식에도 반감 없이 살아왔는데 육식 거부 선언은 조금 의아스러웠다.

아이들이 고기와 생선을 안 먹기로 결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고기 조각들이 한때는 살아 움직이던 소, 돼지, 닭들의 일부이었다는 것을 학교에서 다큐멘터리를 보고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인간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 태어나고, 사육되고, 살육되어 수퍼마켓에 공급되는 고깃덩어리의 준비과정은 토하고 싶을 만큼 어둡고 잔인하고 아팠다고 했다. 나도 그때 채식만 하기로 결정했다.

채식주의 카테고리에는 대충 다섯 종류가 있다. 고기는 전혀 먹지 않지만, 계란 종류를 먹는 부류(ova-vegetarian), 우유 먹는 부류(lacto-vegetarian), 둘 다 먹는 부류(lacto-ova vegetarian), 생선 먹는 페스카테리안(pescatarian) 그리고 베간(vegan) 등이다. 여행이나 회식에 갈 때 호스트에게 미리 알려주는 아이템 중의 하나이므로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실상 채식이라 간주하는 음식도 동물의 추출물이 들어간 음식이다. 과자, 사탕, 케이크, 마시멜로, 치즈 같은 ‘가공 과정을 거친 음식’은 제조할 때 되새김 동물의 위에서 추출한 레니트(rennet)라는 복합효소가 들어간다. 되새김 동물이란 소, 사슴, 낙타, 기린, 염소 등과 같이 음식을 섭취한 후 몇 시간에 거쳐 음식을 다시 되새김질하는 동물들을 말한다.

10월은 채식주의의 달이었다. 1977년 10월 1일 제정된 것이지만 채식주의는 고대부터 있었다. 미국 내 채식주의자의 68%는 동물을 존중하려고, 17%는 건강을 위해, 9.7%는 지구환경을 보호하려고, 약 5%는 종교적인 또는 민족적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됐다.

밀레니얼 세대 중 25%가 채식주의자, 미국민의 전체의 6%가 베간이라고 할 정도로 식생활이 급격히 변해 가고 있다. 잡지 포브스와 이코노미스트가 2019년은 ‘베간의 해’라고 할 정도로 채식주의자가 늘고, 채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채식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추측은 논란이 많다. 왜냐하면 연구의 대부분이 설문조사에 의한 집계이기 때문에 간접 증거에 의한 결론인 경우가 많아서 충실도와 정확도가 낮다. 채식주의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야채 단백질과 비타민 B12를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 B12는 고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비타민이어서 보충제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악성빈혈, 신경질환, 뇌졸중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채식 관련 사업 규모가 45억 달러이고 채소로 만든 고기 판매액이 8억 달러에 달한 지금, 동물 추출물을 피하기 위한 연구뿐 아니라, 채소를 기본으로 하는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생활 패턴의 변화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의학이 새로운 관심을 갖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세상은 무척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모니카 류 / 암방사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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