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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희 박사의 '몸&맘'] '공부, 공부' 하는 엄마 혹시 자기만족 때문 아닌가요

황세희 박사
황세희 박사 

[LA중앙일보] 발행 2019/12/25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12/24 17:37

온종일 모든 신경이 아이를 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한민국 어머니들. 저마다 맹모삼천지교가 대수냐며 1등 엄마임을 자처한다. 하지만 평가는 객관성을 띠어야 인정받기 마련이다.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자부하는 당신. 과연 아이에게, 또 아이의 미래를 위해 몇 점짜리 엄마일까?

가계 수입의 절반 이상을 자녀 뒷바라지에 쏟아붓는 A씨(43). 봉급생활자인 남편과 함께 힘겨운 짠돌이·짠순이 생활을 한다. 하루는 A씨 가족의 상황을 딱하게 느낀 친구가 A씨에게 물었다.

"도대체 아이에게 바라는 게 뭐야?" "그런게 어딨어? 다 저 잘되라고 하는 거지." "아이가 만족해?" "공부 좋아하는 애가 어디 있어? 싫어하지만 억지로 시키는 거지."

"그러다 아이가 잘못되거나 원망하면 어떡해?" "잘못될 리가 있어? 그리고 자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데 원망은 무슨 원망?"

A씨의 확신에 찬 대답에 친구는 말문이 막힌다. 그간 친구는 A씨 아들(중학생)과 마주칠 때마다 짜증과 피곤함이 뒤섞인 표정을 읽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친구는 A씨 아들을 만나 말을 건넨다. "부모가 널 위해서 헌신하니까 좋지?" "아뇨! 공부, 공부 하는 엄마가 지긋지긋해요." " 다 너 행복하라고 그러시는 건데?" "엄마가 원하는 건 내 행복이 아니라 자기 친구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거예요." "…."

자식 사랑이란 명분을 앞세워 자만심에 사로잡힌 어머니라면 '내가 정말로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좋은 엄마일까'를 자문해 보자.

자식 사랑의 첫걸음은 아이의 눈높이로 생각을 경청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섯 살이면 다섯 살, 열 살이면 열 살 아이의 평균적인 생각부터 익히고 파악해야 한다.

어린이도 자신의 연령과 지능 수준에 따라 자신의 일에 대한 의견과 주장이 있다. 여기에 순응해야 매사가 효과적이다. 예컨대 동요를 듣고 따라 해야 할 나이에 악기를 가르치면 아이는 음악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기 쉽다.

힘들고 싫은 과제를 강요받은 아이는 처음엔 스트레스·좌절·분노심에 시달리다 상황이 반복되면 불안·우울·정서 불안·반항심을 갖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힘들다"는 말을 할 땐 왜 힘들다고 하는지 끝까지 들어주고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아이가 꼭 해야 할 일(등교·숙제 등)이라면 필요성을 반복 설명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조건 "열심히 하라" "앞서 가라"고 채근하기보단 지능검사·심리검사로 객관적 능력부터 평가한다.

어린이의 심신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발시키는 방법은 또래와의 놀이다. 놀이를 통해 사회생활·문제 해결 능력·상상력·지능이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어린이에게 놀이와 공부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자녀가 놀이를 충분히 즐기려면 하루 스케줄이 느슨해야 한다. 예컨대 유치원생이라면 양치질과 세수, 엄마와 함께 방 정리하기, 초등학생은 학교 숙제, 준비물 챙기기, 자기 일 정리정돈 등 꼭 해야 할 일만 정해진 시간에 하도록 스케줄을 짜야 한다. 놀 때 행복감을 느끼면 각종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진다.

▶한국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황세희 박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 예방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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