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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감사를 생각하는 연말

연례 행사처럼 12월에는 감기 아니면 독감으로 힘들다. 올해 겨울은 독감이 아니고 감기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조금 덜 아프기 때문이다.

미국 사람들이 잘 쓰는 ‘I don’t feel good'이라는 말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기분 나쁘게 적당히 아프다. 몸져누워서 아픈 것이 아니고 여기 저기 약간씩 쑤시고 목과 가슴 안팎도 아프다. 의학 교과서의 증상과 완전 일치하는 증상이다.

담요를 덮고 불을 밝히고 이 책 저 책 읽어 본다. 오랫동안 언젠가는 읽으리라고 사놓은 책들이 꽤 많다. 최근에 산 것으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쿠츠가 쓴 영문판 '플라이츠(Flights)'가 있다. 이 책은 누워서 읽기에는 너무 두껍고 불을 밝히지 않고 읽기에는 활자가 작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하여간 읽을 계획이다.

또 선물로 최근에 받은 책으로는 중앙일보를 통해서 알게 된 위스콘신에 사시는 최영 목사님의 '일본의 죄악사', 장소현 선생님의 시집 '나무는 꿈꾸네', 권소희 작가님의 수필집 '초록 대문집을 찾습니다' 등이 있다.



그리고 손옥형 고교 선배님의 자서전 '만남과 선택'도 있다. 선배님은 아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서 쓰다 보니 책이 되었다고 했다. 나도 사위의 권고대로 '오픈 업' 칼럼에 쓴 글들을 영역해서 영어권 젊은이들에게 읽게 해 주는 계획을 실천에 옮겨야겠다.

2019년 동안 나에게 따뜻함과 용기를 주고 삶을 되돌아 보고 의미를 다시 들여다 보게 한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적지 않다. 또 같은 맥락의 일들도 많았다.

암치료 방안을 함께 세우면서 지내온 환자들, 의사가 되도록 뒷바라지 한 엄마와 큰 오빠, 일상을 도와 준 동료의사, 간호사, 테크니션, 리셉션니스트, 주차장 직원 등 모두 고맙다. 까칠했을지도 모르는 나를 참아 준 사람들이다.

그 뿐이랴.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박봉인데도 불구하고 한글 전파에 열정을 갖고 일해 온 한국어진흥재단 사무국 직원들, 철저한 봉사직에 불평 않고 시간, 열정, 재능을 기부해준 이사들, 한국정부와의 자금 조율이 어려운데도 불평하는 단체들을 설득하며 함께하는 LA한국교육원, 일선 교사들 등등 모두 고마울 뿐이다. 나를 아껴 주는 친구들, 나를 참아주는 가족들, 손주들을 빼 놓을 수 없다.

감기로 몸이 불쾌하다는 핑계로 둘째 손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감색 캡을 쓰고서 집에서 길게 앉아 책을 읽는다. 캡 앞쪽 이마 부분에 아이는 엄지와 검지가 겹친 모양의 분홍색 하트로 사랑을 표시하는 '러브 심볼'을 넣었다. 아~ 정말 따뜻하다.


모니카 류/암방사선과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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