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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짝과 돌아온 민유라, 또 기대되는 피겨 ‘흥’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06 07:05

주니어 실력자 출신 이튼과 호흡
파트너 한국말 배우며 귀화 준비
최고 점수로 세계선수권 행 확정
모금사고 탓에 알바로 비용 마련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가 새로운 파트너 대니얼 이튼과 함께 돌아왔다. 민유라는 ’나는 힙합, 이튼은 발레를 좋아하지만, 아이스댄스 호흡은 척척 맞는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민유라(25)가 돌아왔다. 2018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종목을 알린 그는 새 파트너 대니얼 이튼(28)과 호흡을 맞췄다.


민유라-이튼 조는 5일 경기 의정부빙상장에서 끝난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 아이스댄스 부문에 단독으로 출전해 169.46점을 받았다. 국내 공식 대회 최고점이며, 세계선수권(3월16~22일·캐나다 몬트리올) 출전권도 얻었다.




제74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아이스 댄스 우승을 차지한 민유라가 새로운 파트너 이튼과 마주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돌아온 민유라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연기하니 즐겁고 흥이 난다. 올림픽이 끝나고 피겨를 그만두려고 했다. 다시 이 자리에 섰다는 게 기쁘다”며 웃었다. 민유라는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 사상 최고 성적(18위)을 거뒀다. 쇼트 댄스에서 상의 끈이 풀리는 사고에도 침착한 연기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특유의 발랄한 표정과 끼로 ‘흥유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림픽으로 그의 피겨 인생은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나. 올림픽이 끝나고 5개월 만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특별귀화했던 파트너 알렉산더 겜린(27)이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문제를 일으켰다. 둘은 헤어졌고, 민유라는 스케이트화를 벗기로 했다. 겜린은 결별 과정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민유라가 잘못했다”는 취지의 항의편지를 보냈다. 민유라는 상처받았다. ISU는 겜린의 항의를 기각했다.


민유라는 “(겜린과 함께 훈련했던) 미국 미시간주에서 혼자 훈련했다. 그러다가 정리하고 본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로 떠났다. 코치 권유로 떠나는 날 새벽 시험 삼아 이튼과 호흡을 맞춰봤는데 정말 잘 맞았다. 그래서 다시 피겨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튼과는 2018년 9월부터 손발을 맞췄다. 미국피겨연맹 규정에 따라 1년 넘게 훈련만 하다가 2019~20시즌 들어 처음 공식 대회에 출전했다.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와 대니얼 이튼. 오종택 기자






이튼은 주니어 시절 뛰어난 성적을 거둔 톱 클래스 선수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짝을 구하던 2015년 민유라는 이튼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둘은 연결되지 않았고, 민유라는 겜린과 함께 했다. 이튼은 “그때 (민유라가) 보낸 이메일을 찾아봤는데 없었다. 당시 유라와 짝이 됐다면 올림픽 무대를 밟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목표는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 출전이다. 이를 위해선 이튼이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평창 올림픽 때만큼 특별귀화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당시 귀화했던 많은 선수가 올림픽 이후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을 떠났다. 민유라는 “특별귀화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올림픽까지 2년 남았으니 성적을 더 끌어올리겠다. 세계선수권에서 10위 안에 들면 특별귀화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튼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한국어 강의를 듣는데, 72세인 아버지가 함께 공부하며 아들의 꿈을 응원한다. 그는 “이제 한글은 쓸 줄 안다. 하지만 한국말은 발음이 어려워서 말하는 게 아직 어렵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튼은 한국이 이번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 들어와 서울, 부산, 제주 등지를 돌며 한국 문화도 경험했다.





훈련하는 민유라-이튼 조. 오종택 기자





겜린 때도 그랬지만, 민유라-이튼 조는 훈련 비용이 부족하다. 이튼의 경우 민유라와 짝이 되면서 미국피겨연맹의 지원이 끊겼다. 민유라는 강아지를 맡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튼은 주니어 선수를 가르쳐 훈련비용을 충당한다.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팬들 후원금은 사절할 작정이다. 겜린과 헤어질 무렵 후원금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겜린은 2017년 12월 미국 펀딩사이트 ‘고펀드미’에 민유라의 이름을 함께 내걸고 ‘2022 베이징으로 가는 길을 도와달라’며 모금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사비로 1000달러를 후원한 게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후원금(1억 4000만원)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 사이트에는 '원래 목적에 따라 후원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돌려받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후원자에게 전부 환급됐는지는 미지수다. 겜린은 “양측 가족 합의에 따라 분배했다”고 주장했다. 민유라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겜린에게는 ‘후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했지만, 겜린 측이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튼은 “후원금 문제에 대해서도 들었다. 나는 유라와 불미스러운 관계가 되고 싶지 않다. 유라가 내 마지막 파트너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튼은 “베이징 이후에도 함께 스케이팅하자”며 민유라를 향해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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