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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정치인들의 ‘과속 스캔들’

# 새해 첫날 91번 프리웨이를 달리다가 고속도로순찰대의 단속에 걸렸다. 65마일 제한 속도인데 83마일로 달렸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순찰대원이 달리는 차량들을 향해 스피드건을 쏘고 있었던 것이다.

좀 속도를 내서 달리긴 했지만 다른 차들보다 더 스피드를 내서 달렸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대원에게 변호 내지 항의를 해 보았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스피드건을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에 분명히 차의 속도가 기록되어 있다. 당신은 교통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스피드건은 발사된 레이더 파의 진동수와 목표 차량에 맞아서 반사되어오는 진동수를 계산해 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하다. 운전자는 자기가 교통규칙을 위반했다고 생각지 않아 스피드건에는 속도 위반이 분명하게 기록돼 있다.

# 새해가 왔다. 새해의 삶을 시작하는데 대한 표현이나 비유가 많다. 특히 중앙일보는 3일자 첫 페이지 상단에 LA한인회 신년하례식 사진을 실으면서 “2020년, 올해도 열심히 달려봅시다”라는 큰 글자를 내 걸었다. 올 한해 열심히 달려보자는 각오가 실린 구호인 것 같다.



옛날부터 인생을 '달리는 것'에 비유한 교훈들이 많다. 새해벽두에 서 있는 우리 모두는 마치 육상선수가 출발점에서 뛰어가나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남들보다 더 앞서 가려고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내가 지금 어떤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모를 경우가 많다. 인생의 삶에도 불문율처럼 어느 정도의 제한속도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넘어 '과속'할 때도 있다. 자신의 목표만을 보고 윤리, 도의나 법규 혹은 규칙을 무시하거나 어길 때가 있다. 그래서 영화제목처럼 '과속 스캔들'이 터지기도 하는 것이다.

# 한국에서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마다 대부분 후보자들의 비리, 과오가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불법투기, 세금탈루, 병역면탈,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은 단골 메뉴이다.

공직 후보자들은 대체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다. 그들은 왜 그런 비리, 편법, 불법을 저질렀을까? 오직 어떤 목표만 바라보고 속도를 내서 달리다 보니 '과속 스캔들'이 생긴 것은 아닐까. 그들의 달리는 고속도로에 스피드건의 조준이 없었던 게 문제였다.

따라서 우리 각자는 새해 벽두에 열심히 달려보자는 각오와 함께, 스스로 자신에게 스피드건을 장착할 필요가 있다. 항상 그것을 자신에게 조준해 지금 내가 법 테두리 안에서 달리고 있는지를 매일 스스로 체크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장착해야 할 스피드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양심과 상식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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