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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약값 ‘암시장’ 키운다

[LA중앙일보] 발행 2020/01/09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20/01/08 21:14

온라인 해외구입 절반값 ‘유혹’
이베이 등서 개인 거래도 성행
“약효·안전 불안…위법” 경고도

#. 한인 L씨는 수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의사의 처방으로 꾸준히 치료약을 복용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약값도 만만치 않은 데다, 1~2개월에 한 번씩 처방전을 받으려면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 했다.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수고는 당연했다.

좀 더 편하고 저렴한 방법을 강구하려 온라인도 검색했다. 그러자 알고리즘의 영향인 듯 관련된 광고와 이메일들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호기심에 실제 구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가격은 평소 복용하던 약의 절반도 안 되게 저렴했다.

그런데 막상 크레딧 카드로 결제하려 하자 경고 메시지가 떴다. 사용 패턴을 벗어난 해외 결제였기 때문이다. 결국 망설인 끝에 구매를 취소하고 말았다. 하지만 요즘도 수시로 뜨는 광고창과 스팸 메일에 계속 유혹을 느끼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약값에 L씨와 같이 쉽고 저렴하게 약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건강·의료 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은 7일 보도했다.

판매처가 불분명한 거래 뿐만이 아니다. 매체에 따르면 온라인 마켓인 이베이나 크레이그리스트 혹은 소셜 미디어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통해 이런 처방약의 개인 대 개인 직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0년 새 인슐린 값이 3배나 뛰면서 당뇨병 환자에게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경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미네소타 약학대학 조엘 팔리 교수는 “인슐린의 내용물은 그대로인데 약값만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면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무리하게 약을 구하거나 복용 횟수를 줄여야 하는 선택에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며 생명 유지를 위해서라도 당뇨병 환자들이 이같은 '암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 지원 비영리단체인 ‘T1 인터네셔널’의 지난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당뇨 환자의 26%가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적정 복용량보다 적게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8~25세 사이 경우 43%가 그런 적이 있다고 답해 심각성을 나타냈다.

암시장은 주로 자격이 입증되지 않은 제공자 혹은 환자들 간의 직접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 159명을 조사한 결과 56%가 의약품을 기부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34%가 기부된 약품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암시장 거래가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안전 때문이다. UC샌디에이고 의학대학 팀 마키 교수는 “약이 진품인지, 명시된 유통기한은 사실인지, 올바른 방법으로 보관됐었는지 등, (전문가가 아닌) 환자들은 사실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또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라이선스 없이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팔리 교수는 “현재 식품의약국(FDA)은 의약품 유통업자들에 주에서 발급하는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주는 모든 유통되고 판매되는 의약품을 감독 및 규제할 책임이 있다”면서 "(라이선스 없이) 광범위하게 약을 유통하거나, 처방약을 판매하는 것은 연방 및 주법을 모두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방약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약회사들의 TV광고시 약값 공개 의무화 조치 및 처방용 의약품 캐나다 수입 등 약가 인하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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