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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새해 첫날에 생각한 ‘뉴 노멀’

모니카 류 / 암방사선과 전문의
모니카 류 / 암방사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0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1/09 17:41

새해 첫날이 좋다. 떡국 끓이는 냄새가 향내가 되어 집안에 가득하다. 언제부터인가 내 세배를 받을 어른신들은 세상에 있지 않다. 그리고 나는 세배를 받는 어른이 됐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려 마켓에서 사골육수, 떡국 떡, 냉동 만두를 사왔다. 1800년 중반부터 패션 문화가 기성복으로 대치된 것을 생각해 볼 때, 이젠 가공 식품도 이상할 것이 없다. 공장에서 생산한 김치, 만두, 두부, 밥 같은 기본적인 음식이 대량으로 마켓에 공급되고 소비자들은 조리에 시간을 많이 쓸 필요가 없게 됐다. 그리고 사다 먹는 음식의 맛에 우리는 길들여지고 있다. 뉴 노멀(New Normal)이다.

두 딸과 친구 가족들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왔다. 모두 한인이 아니다. 냉동 만두를 구워 치즈와 곁들여 에피타이저로 먹고, 곶감을 사서 만든 수정과와 대추차를 마셨다. 친구가 부쳐준 파네토네 이탈리아 빵과도 잘 어울렸다. 주식은 떡국으로 내가 만든 세 종류의 김치와 함께 올렸다.

젊은 아이들은 정말 잘 먹고 모든 음식을 즐겼다. 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살아오면서 매사를 차별없이 체험해 보았다는 뜻일 것이다. 차별이 아닌 포용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룹이다. 멋있다.

주식이 끝나고 디저트를 먹기 전에 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배를 연장자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 사위들, 친구들 모두가 서로 서로에게 했다. 타인종 딸네 친구들도 했다. 깊은 절을 하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신뢰와 사랑이 나타나고, 또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처럼 보였다. 꼬마들이 형제, 사촌들에게 정중하게 절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모두는 예의 바르고 겸손했다. 그 중 레스비언 커플과 게이 커플이 있었다. 성소수계 젊은이들은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사회인들이다. 뛰어난 재원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인권변호사로, 뉴욕 유수 암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 한 동성 부부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두 살 된 딸을 데리고 왔다. 자녀를 가진 약 10만 명의 동성부부 중 하나다.

이제 동성부부는 뉴 노멀이 됐다.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것이었지만 이제는 매우 흔한 표준이 돼가는 뉴 노멀 시대다. UCLA 법대는 2018년에 70만 동성부부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동성부부 중 16%가 아이들을 기르고 있고, 이들의 68%는 자신들의 자식들이라는 것이다. 이미 친자가 있던 이성부부 상태에서 동성애자로 변했거나, 인공수정, 대체임신 등의 방법으로 종족유지를 한 경우이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동성 또는 이성부부 모두 다를 바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식문화의 뉴 노멀, 패션의 뉴 노멀, 가족체계의 뉴 노멀을 생각해 본 새해 첫날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뉴노멀의 시대의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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