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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출산자와 동포를 도매금 취급 말라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20/01/09 23:01

신년 캠페인: 이제는 달라져야 <5>원정출산Ⅱ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2세들만 피해
한국 국적법, 미국 반이민 정책 폐해
단속 외에 계획적 원정 출산 가려내야

원정 출산 탓에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2·3세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되는 피해를 안게 된다. 사진은 과거 단속 장면. [중앙 포토]

원정 출산 탓에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2·3세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되는 피해를 안게 된다. 사진은 과거 단속 장면. [중앙 포토]

‘원정 출산’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이민연구센터(CI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 비자 또는 무비자 등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출산하는 신생아는 연간 3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미국 원정 출산으로 출생하는 한국 국적의 신생아를 매해 5000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를 CIS 통계와 비교하면 약 15%에 해당한다. 그만큼 한국에서 오는 원정출산족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원정 출산을 통한 자동 시민권 제도 폐지 움직임이 있는가 하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은 원정 출산이 “불법 이민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주류 사회에서만 이슈가 되는 게 아니다. 원정출산이 빚어낸 현실로 인해 그 피해는 정작 한인 2세, 3세들이 떠안고 있다.

지난 2005년 한국 정부는 일명 ‘홍준표 법’이라 불리는 국적법을 개정, 원정출산을 통한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국적 이탈 불허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인 사회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사실상 동포를 원정 출산 태생자와 도매금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민·인권 전문 전종준 변호사는 “원정출산과 병역 기피자를 막기 위해 개정된 국적법은 한국도, 해외 동포도 모두 손해를 끼치는 법으로 원정출산자와 동포를 동일 집단으로 보는 것은 모순”이라며 “한국 호적에도 없는 한인 2세까지 원정 출산과 병역 기피자 범주 내에 포함함으로써 한국서는 이중 국적자로 낙인 찍는 등 각종 폐해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국적 이탈이 어려워진 한인 2세, 3세들이 20년간 국적 이탈 불가능, 모국에서의 활동 제약, 미국 내 공직 진출 불가 등 각종 피해를 당하고 있다.

서윤상(48·부에나파크)씨는 “원정 출산 같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미국 정부는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펼치고, 한국에서는 이곳 실정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 황당한 국적법을 시행하는 등 결국 합법 이민자들만 중간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원정 출산이 아닌 합법적으로 미국서 태어난 한인 2세들만 마치 ‘죄인’ 취급당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원정 출산을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없다. 수정헌법 14조에 따른 속지주의 때문이다.

국토안보부(DHS) 일레인더크 공보관은 “미국에 입국하는 임신부를 아무런 이유 없이 규제할 수는 없지만 원정 출산 목적이 여러 정황을 통해 드러날 경우 문제로 삼을 수 있다”며 "DHS와 각 법집행기관은 원정 출산에 대한 정보, 제보 등을 공유하며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정부는 부모 입국 및 비자 신청 과정에서 원정 출산 여부를 가려냄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해 부모는 비영주권 또는 비시민권자인데 자녀만 시민권일 경우 '계획적 원정 출산자’로 의심하는 경우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서 자녀를 출산했을 경우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 시 출산 비용 처리 내용 제출 요구 ▶한국 정부에서는 출생 직후 2년간 한국 기록이 없어야 하고, 출산 당시 부모의 신분 상태, 외국 거주 입증 서류 등의 자료 제출 요구 등을 통해 원정 출산 여부를 가려낸다.

이민법 조나단 박 변호사는 "미국 입국 시 심사관이 부모에게 자녀를 미국서 출산하게 된 이유와 당시 병원비 기록, 거주지 등을 상세히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 영어에 미숙해 제대로 설명을 못 하거나 정확한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차후 입국 거절의 사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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