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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김치 사랑

지상문 / 파코이마
지상문 / 파코이마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1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20/01/10 19:57

먹을 때는 몰랐는데 집안으로 들어서니 냄새가 대단하다. 창문을 모두 열어 냄새를 한 시간이나 쫓아낸다. 요즈음엔 밖에서 끓인 김치찌개를 뚜껑을 열어 뜨거운 김을 뺀 다음 집안으로 들여오는 재주를 부린다.

김치 빠진 밥상은 팥소 없는 찐빵으로 바라보는 나다. 김치를 만날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브라운이란 토목기사로 사모아섬 공항 공사장에서 만났다. 영국 태생인데 우리 숙소에서 김치를 맛본 다음부터 김치 사랑에 푹 빠졌다. 마켓에서 김치를 고르던 그가 어느 김치가 좋겠냐며 자문을 구한다. 남태평양 섬나라의 마켓에서 파는 김치는 하와이에서 만든 일본식 ‘기무치’로 밍밍하고 사뭇 다른 맛이다. 우리는 브라운에게 한국 김치의 매운 맛과 감칠맛을 보여주기 위해 정식으로 초청했다.

저녁상에 놓인 통김치부터 깍두기와 겉절이 등 김치 전시회에 놀란 그가 어느 것이 진짜 김치냐고 묻는다. 그의 부인도 땀을 닦으며 입을 호호 분다. 돌아가는 그들에게 진짜 김치를 한 병 가득 선물한 일이 기억난다.

삼국시대부터 발효식품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오늘날의 김치는 고추가 수입된 조선 중엽부터 담그기 시작한 것이라 한다. 그때부터 발전을 거듭하여 깍두기, 열무김치, 파김치, 김장김치, 보쌈김치, 총각김치 등으로 지방과 계절에 따라 100가지가 훨씬 넘는다.

김치가 영양분이 풍부한 발효식품으로 인정 받아 전세계로 퍼지면서 입맛을 돋우는 촉매제요, 건강식품으로 등극하자 냄새를 구박하는 일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열량 적고 무기질, 비타민, 섬유소에 칼슘이 풍부한 김치는 칼칼하게 입맛을 돋워준다. 다만 찌개는 밖에서 끓인 다음 집안으로 모셔야겠다고 속다짐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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