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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뛰어든 오스카 경쟁 수천만불 ‘펑펑’

작년 아카데미 3관왕 ‘로마’
“홍보비 1억달러 뿌렸다” 소문

세계 8000명 회원이 수상 결정
할리우드 배우 감독조합도 영향

13일 새벽 한국계 존 조(왼쪽)와 세네갈 이민 2세 배우 이사 레이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후보 발표를 하고 있다. [NBC4 캡쳐]

13일 새벽 한국계 존 조(왼쪽)와 세네갈 이민 2세 배우 이사 레이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후보 발표를 하고 있다. [NBC4 캡쳐]

표심을 잡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펑펑 쓴다. 북미에선 그 열기가 “공직자 선거에 비견할 정도”(미국 매체 ‘VOX’)란다. 할리우드 최대 축제 아카데미상을 향한 선거전 ‘오스카(아카데미상 트로피 이름) 캠페인’ 얘기다.

다음달 9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한 캠페인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면서 아카데미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아카데미상 후보와 수상작은 전 세계 8000여 명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로 선정한다. 예산, 인맥,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을 총동원해 선거운동을 펼치는 이유다. 한국의 임권택·봉준호·박찬욱·홍형숙 감독, 배우 최민식·송강호·이병헌·배두나·김민희 등 다양한 국적의 회원들이 합류하고 있지만 여전히 80% 가량은 미국 현지 영화 관계자들이다. 오스카 캠페인 예산은 적게는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지난달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익스트림 무비’와 인터뷰하며 “작년에 ‘로마’는 넷플릭스가 홍보비로 1억 달러를 썼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 돈이면 한국영화 10편은 찍을 텐데. 수많은 인원들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경쟁을 펼치는 걸 보며 나나 송강호 선배나 신기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로마’는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촬영상·외국어영화상 3관왕을 차지했다.



봉 감독이 전한 ‘1억 달러’는 통상 오스카 캠페인 예산과 비교해도 엄청난 거액이다. 본지 문의에 넷플릭스측은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총제작비로 한화 160억원을 들인 ‘기생충’은 할리우드에선 상대적으로 저예산 영화. CJ측은 이번 오스카 캠페인 예산은 대외비라며 말을 아꼈지만 봉 감독은 익스트림 무비에 이렇게 귀띔했다. “아무래도 디즈니나 넷플릭스 같은 거대 회사가 아니다보니 물량 대신에 (맷돌 돌리는 시늉을 하며) 감독을 갈아넣는 식으로 엄청난 양의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마치 봉고차를 타고 미사리를 도는 유랑극단처럼 하루에 몇 군데씩 움직였다.”

이런 여정은 오스카 경연작들이 반드시 참석하는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주의 텔루라이드영화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CJ ENM은 이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와 미국 아카데미 회원 등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진행했고, 시사회 전후 리셉션이나 파티 등을 열어 우호적인 여론 조성 작업을 펼쳤다.

오스카 캠페인이 이처럼 치열해진 건 20여 년 전부터다. 미국 주간지 ‘더 뉴요커’에 따르면 그 시초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1990년대 영화사 미라맥스를 이끌던 그는 이전까진 누구도 하지 않았던 영화 시사회, 각종 홍보행사, 연락공세를 펼쳤다. 미국 VOX에 따르면 1999년 아카데미 작품상에 가장 유력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미라맥스의 시대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수상한 배후엔 경쟁작에 대한 나쁜 입소문 전략을 동원한 ‘협박조 캠페인’이 있었다고 한다.

‘기생충’이 이번에 수상할 경우 역사상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는 두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최초 사례는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였다. 또 아카데미 사상 작품상을 비영어 영화가 받은 적도 없었다. 연일 한국영화 최초 신기록을 내고 있는 ‘기생충’이 다음 달 아카데미 역사도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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