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6.0°

2020.01.19(Sun)

코알라 등 10억마리 집어삼킨 호주 산불…"3월은 돼야 잡힐듯"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13 21:53

관광객 줄잇던 '캥거루 아일랜드' 절반 넘게 불타
코알라, 왈라비 등 멸종 위기 동물로 꼽혀
4개월 째 이어진 호주 산불, "3월은 돼야 꺼질 것"



캥거루 아일랜드의 캥거루. [EPA=연합뉴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산불로 호주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호주에 사는 동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동물들이 모여 살던 ‘캥거루 아일랜드’는 피해가 막심하다.

남호주 인근에 있는 캥거루 아일랜드는 섬의 절반이 자연보호구역 및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킹스콧, 페네쇼, 아메리칸 리버, 판다나 등 주요 도시들이 위치한 이곳은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곳이다.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먹이를 줄 수 있어 호주에만 있는 독특한 동물들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빼놓지 않는 관광코스였다.



캥거루 아일랜드. 그래픽=신재민 기자






1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산불로 인해 캥거루 아일랜드에서 가축으로 기르던 10만 마리의 양들이 화재로 폐사했다. 생태학자 크리스 딕맨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추정컨대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곤충 포함)이 산불에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는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을 구하기 위해 5억 달러(한화 약 57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또 위기에 처한 동물 목록도 공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려지지 않은 희귀동물들이 입은 피해가 더 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가디언지는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호주의 특이한 동물 목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1. 광택유황앵무새(Glossy black-cockatoo)
갈색 몸통에 길이가 50cm에 달하는 거대한 새다. 꼬리 쪽에 빨간 깃털이 있다면 수컷이다. 호주에서 20년 넘게 보호 종으로 관리하면서 화재가 나기 직전 400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었지만, 이번 화재로 집을 통째로 잃게 됐다. 캥거루 아일랜드에는 광택유황앵무가 좋아하는 카수아리나 나무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번 불로 광택유황앵무 거주지의 50~60%가 불탄 것으로 보고 있다.




광택유황앵무(Glossy black-cockatoo) [birdlife Australia 홈페이지]







2. 캥거루섬두나트(Kangaroo Island dunnart)
쥐와 비슷하게 생긴 이 동물은 캥거루처럼 배에 주머니를 가진 유대(有袋) 동물이다. 배에 주머니를 가진 동물 자체가 워낙 드물다 보니 희귀종으로 분류돼 보호해왔다.




캥거루섬두나트(Kangaroo Island dunnart) [Thratened species recovery hub]






3.코알라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중북부 해안에 위치한 포트 매쿠아리를 주 서식지로 하는 코알라는 지난해 10월 화재로 큰 타격을 받았다. 캥거루 아일랜드에도 1920년대 이후 코알라들이 살기 시작했다.




호주 코알라 [호주 관광청]






4.헤이스팅스강쥐(Hastings River mouse)
호주에만 서식하는 헤이스팅스강쥐는 쥐과에 속하는 설치류의 일종이다. 둥근 코와 까만 링으로 둘러싸인 눈이 인상적이다. 털은 길고, 흑갈색이다. 이번 화재로 타버린 곳들 외에도 헤이스팅스강쥐의 서식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화재의 영향으로 황폐화됐을 걸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헤이스팅스강쥐(Hastings River mouse). [Australian museum]






5.꿀빨이새(Regent honeyeater)
호주에서도 희귀종으로 꼽히는 이 새는 불이 나기 전에도 야생에 400마리 정도만 서식 중이었다. 캐시(Cathie) 호수나 던보건, 뉴사우스웨일즈 해안의 포스터부터 올드바까지, 꿀빨이새가 거주하는 지역 대부분이 산불 피해를 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꿀빨이새(Regent honeyeater) [wkikmedia commons]






6.쿼카(쿠아카왈라비)
캥거루과 소형 동물인 쿼카는 이번 화재로 대부분의 서식지를 잃었다. 또 여우나 고양이 같은 포식자들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살아남은 개체도 생존이 어렵게 됐다.




쿼카(쿠아카왈라비) . [flickr]






7.블루마운틴 물도마뱀(Blue Mountains water skink)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이 도마뱀은 1.2cm 길이의 작은 크기다. 머리 부분 한 가운데부터 꼬리 끝까지 회색빛 띠가 지나간다. 대표적인 멸종위기 동물로 꼽히는데, 이번 산불로 인해 서식지 대부분이 파괴됐다.




블루마운틴물도마뱀 [위키피디아]






8.붓꼬리바위왈라비(Brush-tailed rock-wallaby)
캥거루과에 속하는 바위왈라비속 종류인 붓꼬리바위왈라비는 브리즈번 북서부 지역 그레이트디바이딩 산맥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 더미와 절벽에서 서식한다. 자연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염 속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서식처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국립공원은 왈라비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헬기를 띄워 당근을 뿌리기도 했다.




왈라비가 뉴사우스웨일즈 국립공원에서 긴급 제공한 당근을 먹고 있다. [로아터=연합뉴스]






9.남코로보리 개구리(Southern corroboree frog)
뉴사우스웨일즈 던스 로드에 불이 나면서 코지우스코 국립공원 내 호주 알프스에 화염 행렬이 이어졌다. 호주 알프스는 남코로보리 개구리의 요새다. 전문가들은 이 화염 행렬이 북코로보리 개구리의 서식지까지도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남코로보리개구리 [뉴사우스웨일즈국립공원]






10.웨스턴그라운드 패럿(Western ground parrot)
서호주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앵무새 종이다. 약 150마리 정도만 남아 있어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조류 중 하나로 꼽힌다. 산불이 아직 새의 서식지까지 다다르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산불이 더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웨스턴그라운드패럿 [위키피디아]






11.북동쪽 수염솔새(Norther n eastern bristlebird)
뉴사우스웨일즈의 북동쪽과 남동쪽 퀸즈아일랜드에 서식하는 새다. 50마리 이하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새의 서식지는 1980년대 이후로 절반 가까이가 사라졌다. 극심한 멸종 위기 상태다.




북동쪽수염솔새[뉴사우스웨일즈 국립공원]






디킨대 야생동물 생태학자인 우언 릿체는 "일부 생태계는 몇 년 후에 회복되겠지만 일부는 수십 년 혹은 한 세기가 걸릴 수도 있다"며 "아마 어떤 곳도 그 이전과 같은 상태로 완벽히 복구되진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릿체는 또 "불에 탄 지역 중 일부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가까운 시일 내에 또다시 산불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4개월째 진행 중인 호주 산불은 언제 꺼질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주 당국은 지난 8일 기준으로 한국 면적보다 넓은 1070만 헥타르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28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고,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국에선 지금까지 25만 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하고 소방차량 700여대, 항공기 100여대를 동원했으나 피해를 다소 줄이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산불이 너무 거대해 본격적인 진압은 시작도 못 한 상태다. 고온건조한 호주의 여름이 2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3월은 돼야 산불이 잡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na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