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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줄기세포 조립, 세계 최초 살아있는 로봇 탄생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14 07:06

스스로 치유 능력 갖춘 극소형
혈관 속 들어가 혈전 제거 기대



미국 버몬트대학이 13일(현지시간) 유튜브 계정에 올린 ‘제노봇’의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살아 있는 세포 조직으로만 이뤄진 로봇이 탄생했다. 금속 등을 사용하지 않고 세포로만 로봇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따르면 미국 터프츠대학과 버몬트대학 연구진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줄기세포를 조립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극소형 생체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배아에서 초기 단계의 피부와 심장 세포를 긁어내 1㎜가 채 안 되는 크기의 살아 있는 로봇을 만들어냈다. 세계 최초로 탄생한 살아 있는 로봇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Xenopus laevis)의 이름을 따 ‘제노봇’(Xenobot)으로 불리게 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는 심장 세포가 로봇을 작동시키는 엔진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로봇은 세포 내부의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구동 가능하다.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제노봇은 일반적인 생명체와 비슷한 특성을 가졌다. 본체가 훼손돼 상처를 입어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고, 걷거나 헤엄치는 것도 가능하다. 생명체가 죽으면 썩는 것과 마찬가지로 임무를 완수한 뒤 소멸될 수 있다. 전체가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기계 장치로 만든 로봇과 달리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앞으로 개구리가 아닌 포유류의 세포를 이용할 경우 물이 아닌 뭍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기존의 기계 로봇은 하지 못했던 인체 내부 작동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장기에 의약품을 공급하거나, 혈관 속을 돌아다니며 혈전을 제거하는 일 등이다. 또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을 수집하는 등 환경 오염을 개선하는 분야에도 쓰일 수 있다.

다만 생명과 기계의 중간에 있는 로봇인 만큼, 윤리적 논쟁 역시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경 체계와 인지 능력까지 갖춘 로봇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팀 소속 샘 크리그먼은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며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책 입안자들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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