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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독수리 여권'은 긍지+파워 상징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5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1/14 19:19

봉화식의 슬기로운 미국생활 ∥ <15> 미국 패스포트

우체국서 신청…성인 145달러ㆍ6주 걸려
복수 국적자, 외국서 다른 여권 사용 'OK'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독수리 문양의 여권(대한민국은 무궁화)을 받게 된다. 전국 9000곳에서 신청 가능하며 발급까지 최대 6주일이 소요된다.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급작스럽게 해외로 나가야 할 경우 난처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 업무 폭주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미리 신청해 두어야 한다.

LA.뉴욕.시카고.워싱턴DC와 같은 대도시는 대부분 우체국에서 신청할수 있다. 특히 토요일은 예약없이 줄을 서면 하루종일 걸리기 일쑤다.

여권업무를 토요일에만 접수하는 곳도 꽤 된다. 우체국은 일반적으로 화.수요일이 비교적 한가하다. 아기는 부모가 직접 데리고 가서 신원을 확인한뒤 사진을 찍도록 한다.

필요 서류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간단하다. 국무부 발급 신청서는 미리 인터넷을 통해 인쇄하거나 우체국에서 얻는다. 만 16세 이상은 연방 정부에 내는 신청비와 우체국이 받는 대행료를 포함해 145달러(유효기간 10년), 그 이하 또는 재발급의 경우 115달러(청소년은 5년)만 낸다.

현장에서 찍을 경우 15달러인 사진 촬영비는 따로 지불한다. 2~3주내 발급되는 긴급 여권의 경우 날짜에 따라 수백달러의 추가 급행료를 낸다. 이 경우 우체국 신청은 불가능하고 지정된 장소 또는 여권발급 대행업체를 통해 요청한다. 신청서 외 출생증명서ㆍ운전면허증ㆍ소셜 시큐리티 번호도 제출한다.

미국 시민임을 입증하는 서류도 필수항목이다. 출생증명서가 기본이지만 외국에서 태어나 귀화한 경우에는 시민권자 증명서ㆍ귀화 확인서를 가져가야 한다. 여권 사진은 2매가 필요하다. 예전에 발급받은 여권을 보여줘도 미국 시민 증명서로 인정된다. 만료 6개월전에는 미리 새 여권을 신청해 두어야 안전하다. 6개월 미만인 상황에서 외국으로 떠나려면 해당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여권(book) 대신 '패스포트 카드'를 신청해도 되지만 이웃나라인 캐나다ㆍ멕시코만 인정하고 있다. 우편으로 여권이 도착하면 즉시 사인을 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아이들 서명은 부모가 대신 한다. 그렇지만 결혼ㆍ귀화 등을 이유로 개명했을 경우에는 추가 입증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또 여성은 남편을 따라 성씨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정부기관에서 발급한 결혼 또는 이혼 증명서도 필요하다.

해외여행중 여권을 분실했을 경우 가까운 영사관으로 찾아가 신청해야 한다. 미국 국내여행중에는 꼭 여권을 갖고다닐 의무는 없으며 10월1일부터는 공항에서 차량국(DMV)에서 발급한 리얼 ID 운전면허증으로 대신할수 있다.

1981년 세계 최초로 기계판독 여권이 도입됐고 2000년부터 디지털 사진 인쇄, 2006년부터 외교관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체 정보 입력 여권이 선보였다.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을 기념해 1994년 잠시 초록색 여권이 발급됐지만 이후 파란색으로 되돌아왔다.

미국정부는 복수 국적을 인정, 해외에서 다른 나라 여권으로 다니는 것을 허용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출국하거나 입국할 때는 반드시 미국 여권을 사용해야 한다. 여권은 영어 외에 프랑스ㆍ스페인어도 인쇄돼 있으며 미국에 반역 행위를 저지른 경우 시민권과 여권이 박탈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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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5% 여권 없어…40%는 평생 타주 못 가봐

50개주에 3억2720만명이 거주하는 미국은 중국ㆍ인도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미국인 개개인의 여권은 초강대국 대표를 상징하는 '외교관 증명서'와 같은 효력을 보인다.

국무부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의 45%인 1억4677만5000명이 유효한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패스포트가 없다.

즉, 이들은 태어나서 외국으로 나간적이 한번도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 한다. 미국인의 40% 가량이 외국은 커녕, 자기가 살고 있는 주(state) 국경선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채 인생을 마감한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이 얼마나 넓고, 얼마나 외국에 무지한지 입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절반이 넘는 55%의 미국 시민은 여권이 없다.캐나다(60%).호주-영국(75%)의 소지율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한국은 40%인 20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문화적으로 무식하다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그 이유는 다양하다.

첫번째는 드넓은 영토에 기인한다. 잘 알려진대로 미 합중국 면적은 러시아.캐나다에 이어 세계 3위다. 그러나 두 나라에 비해 지리.기후.문화적으로 훨씬 더 다양한 나라다. 수많은 해변과 산맥.사막.숲.호수가 산재하고 세계 각국 이민자가 즐기는 음식.종교가 혼합됐다. 고속도로.공항과 같은 인프라는 편리한 교통.숙박시설을 제공한다. 여권이 없어도 안방에서 하고 싶은 여행을 마음껏 즐길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두번째로 외국으로 나가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 낭비가 크다는 점이다. 여행-관광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경험을 지닌 미국인의 20%는 1인당 평균 2700달러를 쓰며 이중 절반이 항공요금이다. 유럽대륙을 잇는 고속철도료가 100달러 수준인 것에 비하면 엄청 비싸다.

또 태평양(서부).대서양(동부)을 하루종일 비행기로 건너야 다른 대륙에 도달하는 지리적 핸디캡도 무시 못한다. 군사적 방어 차원에서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해외여행에는 걸림돌인 셈이다.

세번째 이유는 국내여행이 자국여행 활성화를 부른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자가 소수인 탓에 일반인들의 여행 정보는 미국에 국한된다.

주와 주 사이의 건너뛰기 여행이 색다른 경험이라는 생각을 지닌다. '근시안적'이란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곧 세계'라는 자부심으로 50개주가 50개의 다른 나라라는 연방 개념에 기인한다.

네번째는 노동자 권익이 발달한 유럽.남미보다 격무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미국사람은 일을 많이 한다. 휴가를 느긋하게 실컷 즐기면 직장에서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으로 보장된 휴일도 다 쓰지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 결장이 불가피한 해외여행보다 몇시간짜리 국내여행으로 때우는 현실이다.

마지막 이유는 외출이 '무섭기 때문'이다. 19년전 뉴욕 등지에서 발생한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외국행 기피 증세는 더 심해졌다. 본토에 있으면 상대적으로 전쟁ㆍ테러를 겪을 확률이 적고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면 반미 시위와 맞설 우려도 없다.

미국인들이 새로운 문화에 접하는 것을 꺼리며 유달리 겁이 많다는 것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언어도 영어밖에 구사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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