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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생명을 살리는 '관심'

변성수 / 교도소 선교사
변성수 / 교도소 선교사 

[LA중앙일보] 발행 2020/01/1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20/01/15 18:09

아버지가 아들에게 3박4일 노숙자 체험을 해보라고 했다. 아들도 동의를 했다. 아들은 자기가 사는 동네에 있는 노숙자 거주 지역에 가서 노숙자가 됐다. 영하의 날씨에 밖에서 잠을 잤다.

한번은 배가 고파 어느 식당에 가서 오래된 빵이라도 하나 달라고 했다. 한 손님이 이 말을 듣고 그에게 샌드위치를 하나 사 주었다.

추운 어느 날 옆에서 자는 노숙자가 “너 춥지? 이 담요를 오늘 밤 쓰고 내일 돌려 달라”며 담요 하나를 빌려줬다. 누군가 지나가며 발을 건드려 잠이 깨기도 했다.

하늘의 별과 달이 보인다. 찬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그런데 누가 와 깨우면서 “네가 원하면 내 집(텐트)에서 하루 자도 된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그 노숙자의 집에 가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따뜻하게 하루 밤을 잤다. 그 집(텐트)은 궁전이었다. 아침에 담요를 빌려 준 노숙자를 찾아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담요를 돌려 주었다. 그 노숙자는 오늘 밤에 또 필요하면 오라며 웃음을 보였다. 궁전(?)에 사는 주인도 ‘오늘 밤에도 잘 데가 없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필자가 누군지 모르는 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홈리스 체험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런 글을 쓰지 않았다. 독자 중의 하나인 나에게도 숙제로 남겨 준 것 같다.

LA 기차역 근방에는 노숙자가 많다. 매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기차 역에서 연방 교도소로 가는 길에 20대 후반의 백인 여성 노숙자를 만난다. 자주 보니까 눈인사까지 하고 지낸다. 동전 또는 1달러를 한 두번 주기도 했다. 지난 3~4년 보았는데 그날은 안 보였다. 걱정이 됐다.

우리 주변에는 노숙자들이 많다. 추운 겨울, 작은 관심 하나도 그들에게는 생명이 되고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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