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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무매너·얌체 짓에 손버릇까지

[LA중앙일보] 발행 2020/01/2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20/01/19 19:28

신년 캠페인: 이제는 달라져야 <12> 한인마켓 에티켓
한인마켓과 소비자 대립관계 곤란
한인 경제의 양대 축 상호존중 절실

판매 중인 제품을 개봉하는 등 일부 얌체 고객 때문에 한인마켓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한인마켓은 김치 뚜껑을 열어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까지 붙여 놓기도 했다. [중앙포토]

판매 중인 제품을 개봉하는 등 일부 얌체 고객 때문에 한인마켓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한인마켓은 김치 뚜껑을 열어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까지 붙여 놓기도 했다. [중앙포토]

“박스 안은 확인하셨어요?”

최근 한인마켓에서 배 한 박스를 산 김 모 씨는 계산대 직원으로부터 이상한 질문을 받았다. "아뇨”라는 말에 직원이 박스를 여는데 9개들이 배 박스에 1개가 비어 있었다. 뜨악해하는 김 씨에게 직원은 “낱개로 파는 상품보다 품질이 좋아 가끔 박스 안의 배를 꺼내 낱개 상품의 가격표를 붙여서 가져가시는 손님들이 있다”며 “특히 박스로 파는 과일은 반드시 안을 확인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고객은 여러 개의 박스를 열어 보고 가장 좋은 물건만 한데 모아 새롭게 한 박스를 만들기도 한다. 달걀도 마음에 드는 것만 고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떨어뜨려 깨지게 하지만 내 것만 챙겨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켓에 따르면 화장품, 선크림, 치약 등도 고객이 한 번 써보고 사야 한다며 박스는 물론, 뚜껑 내부의 실링 된 부분까지 벗기고 피부에 대거나, 손가락까지 집어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마켓 관계자는 “한 번 개봉하면 판매가 불가능한데 막무가내인 손님들이 많다”며 “절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조처를 할 수는 없지만, 저희도 모르고 판매했던 물건을 고객이 불쾌해하며 환불 등을 요구할 때는 정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하는 맛을 찾는다며 진열해 둔 김치 통의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거나, 꺼내서 맛을 보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포장된 제품을 꺼내 확인한 뒤 그냥 방치하고 떠나는 손님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김치와 반찬류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한인마켓의 최근 트렌드를 고려하면 이기적인 행위가 전반적인 위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켓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도 아쉬운 점이 많은데 마켓 매니저들은 규정 위에 군림하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교환과 환불로, 교환이 안 되는 주류품을 개봉한 뒤 가져오거나 신선도가 생명인 야채·정육·생선의 환불 기한을 넘겨 가져와 우기는 경우도 있다. 또다른 마켓 관계자는 “다 녹아버린 냉동식품, 시들어 버린 야채, 트렁크에 방치했다 상한 고기 정도는 약과”라며 “영수증도 없이,우리는 판매한 적도 없는 물건을 가져와서 계산대 앞에서 호통하면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밀려온다”고 털어놨다.

반대로 고객들은 마켓의 까다로운 환불 절차에 불만이 많다.

제품에 따라 하루에서 2주일 이내에만 환불을 해주는데 수개월씩 지나도 환불을 받아주는 미국 대형 마켓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또 간혹 마켓들의 꼼수를 지적하기도 한다. 일례로 한 마켓은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포인트를 과거 영수증을 통해 보여주다가 얼마 전부터 영수증을 통해 확인할 수 없게 조치했다.

한 고객은 “고객센터에 가서 확인하라고 하는 데 익숙지 않아 자꾸만 까먹는다”며 “영수증에 표시하면 될 일을 왜 어렵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인마켓은 한인 상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한다. 2017년 7월 한인마켓이 폐점한 글렌데일은 한인 상권이 급속히 위축됐다. 이후 한인 업소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구심점이 될만한 한인마켓이 없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

한 마켓 대표는 “타인종 고객 비중이 커졌다고 해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손님은 한인”이라며 "한인마켓과 한인 고객이 스스로 한인 경제를 움직이는 자전거의 두 바퀴라고 생각하고 상호존중하며 상부상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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