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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과속스캔들' 과 '와호장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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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09/02/26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09/02/25 19:17

안유회/문화부 데스크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영화의 미국개봉이 뚝 끊겼다.

IMF와 함께 '쉬리'가 '타이태닉'을 누르면서 시작된 한국영화의 부흥은 할리우드의 공세에 힘겨워 하던 많은 국가들에게 하나의 신화였다. 이후 한국영화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한때 70%에 이르렀다. 할리우드 영화도 한국에서는 한국영화 눈치를 보며 개봉시기를 조절할 정도였다.

압도적인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국영화는 외국으로 나간다. 미국 시장은 어느 나라나 꿈꾸는 시장. 한국 영화도 미국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츈향뎐' '오아시스' '빈집' 등이 미국에서 개봉됐다. 모두 미국 배급사들이 개봉한 것들이다.

한국영화가 넘어야 할 벽이 하나 있었다. 미국시장에서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봉되려면 의미있는 수준의 흥행을 올린 작품이 있어야 한다는 것. '돈이 된다'는 것을 미국 배급사에 보여줘야 했다. 한국영화가 돈이 된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작품이 나와야 배급사도 한국영화에 승부를 걸기 때문이다.

상영관도 관객이 몰리는 멀티플렉스로 잡고 홍보에도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이것이 흥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시작된다. 반대로 흥행이 입증된 한국영화가 없으면 흥행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한산한 극장에서 개봉하고 홍보도 적당한 수준에 머무르고 흥행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된다.

흥행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고비가 '태극기 휘날리며'였다. 개봉관도 가장 많았다. 하지만 선순환으로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를 고비로 한국영화의 미국 개봉은 뚝 떨어진다. 미국 진출 첫 시도는 실패였다.

오히려 한국영화는 국내 시장 지키기에도 힘겨웠다. 스크린쿼터제의 벽을 낮추면서 시작된 할리우드의 공세는 버티기 어려웠다. 쿼터제를 일부 포기한 한국정부의 논리를 무책임했다. '이제 한국도 영화를 잘 만든다'는 정부의 논리는 자본과 시장 앞에서 예술 얘기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내 거대 영화사가 제작과 배급 상영을 수직통합하는 '쁘띠 할리우드'의 길을 간 것도 원인의 하나였다.

완성된 작품 개봉이 막힌 뒤로 한국영화는 배우나 스크립의 공급처로서 할리우드의 주변부로 통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비나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은 개인에겐 좋은 일이지만 한국 영화산업엔 별 다른 실익이 없다.

'장화홍련'은 판권만 팔려 할리우드에 영화를 만들 이야기를 제공했다. 결국 이번달 '디 언인바이티드'로 리메이크돼 개봉 첫 주말에 1050만 달러의 흥행을 거두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영화는 최근 작은 시도를 했다. 롯데시네마가 타운에 있는 엠팍극장에서 '과속스캔들'을 상영한 것이다. '과속스캔들'은 처음부터 한인 영화시장을 탐사하겠다고 나섰다.

리안 감독은 '와호장룡'으로 오스카를 수상하고 제일 먼저 LA의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오스카 트로피를 놓고 중국계 커뮤니티와 파티를 열었다.

'와호장룡'은 소수계 관객의 힘과 역할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이다. 중국계의 관람은 '와호장룡'의 장기 상영을 가능하게 했다. 주류 언론이 이를 주목해 보도하고 이 기사를 본 주류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소수계 관객은 어떤 영화의 주관객을 주류로 이어주는 뒷심 혹은 고리 역할을 한다.

'과속스캔들'이 소수계 관객의 이런 역할에 주목하고 한인 관객을 미국진출의 교두보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밑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 한국영화가 미국진출을 두번째 시도한다면 그 방법으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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