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갑질·무매너 … 상호 신뢰 ‘바닥’

한인마켓과 소비자 대립관계 곤란
한인 경제의 양대 축 상호존중 절실

지난 11일 한인마켓에서 유부초밥 재료를 사려던 이모 씨는 뜨악했다. 제품의 유통기한이 ‘2019년 11월 23일’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식품은 신선도가 중요한데 하마터면 유통기한이 2달이나 지난 제품을 살 뻔 했다”면서 “어떻게 진열해두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인마켓에서 배 한 박스를 산 김모 씨는 계산대 직원으로부터 “박스 안은 확인하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뇨”라는 말에 직원이 박스를 여는데 9개들이 배 박스에 1개가 비어 있었다. 놀란 김씨에게 직원은 “낱개로 파는 상품보다 품질이 좋아 가끔 박스 안의 배를 꺼내 낱개 상품의 가격표를 붙여서 가져가시는 손님들이 있다”며 “특히 박스로 파는 과일은 반드시 안을 확인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고객은 여러 개의 박스를 열어 보고 가장 좋은 물건만 한데 모아 새롭게 한 박스를 만들기도 한다. 달걀도 마음에 드는 것만 고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떨어뜨려 깨지게 하지만 내 것만 챙겨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켓에 따르면 화장품, 선크림, 치약 등도 고객이 한 번 써보고 사야 한다며 박스는 물론, 뚜껑 내부의 실링 된 부분까지 벗기고 피부에 대거나, 손가락까지 집어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한 마켓 관계자는 “한 번 개봉하면 판매가 불가능한데 막무가내인 손님들이 많다”며 “우리도 모르고 판매했던 물건을 고객이 불쾌해하며 환불 등을 요구할 때는 정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마켓 매니저들은 규정 위에 군림하려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교환과 환불이다. 한 마켓 관계자는 “다 녹아버린 냉동식품, 시들어 버린 야채, 트렁크에 방치했다 상한 고기 정도는 약과”라며 “영수증도 없이,우리는 판매한 적도 없는 물건을 가져와서 계산대 앞에서 호통하면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밀려온다”고 털어놨다.

반대로 고객들은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아쉬움이 많다. 한 고객은 “마트에서 파는 김밥이 먹고 싶어서 일찌감치 방문해 언제쯤 주문할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내가 묻기도 전에 방금 출근했다며 화를 내 당황스러웠다”면서 “내가 외국인이었어도 그랬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마켓의 까다로운 환불 절차에도 불만이다. 제품에 따라 하루에서 2주일 이내에만 환불을 해주는데 수개월씩 지나도 환불을 받아주는 미국 대형 마켓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또 마켓들의 꼼수를 지적하기도 한다. 일례로 한 마켓은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포인트를 과거 영수증을 통해 보여주다가 얼마 전부터 영수증을 통해 확인할 수 없게 조치했다. 한 고객은 “고객센터에 가서 확인하라고 하는 데 익숙지 않아 자꾸만 까먹는다”며 “영수증에 표시하면 될 일을 왜 어렵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인마켓은 한인 상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인마켓이 이전하면 한인 상권도 함께 이동하는 모양새다. 한 마켓 대표는 “타인종 고객 비중이 커졌다고 해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손님은 한인”이라며 “한인마켓과 한인 고객이 스스로 한인 경제를 움직이는 자전거의 두 바퀴라고 생각하고 상호존중하며 상부상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은나·류정일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