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59.0°

2020.04.06(Mon)

한국,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미국·이란에도 통보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20 18:46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





국방부는 21일 청해부대의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발표했다. 사진은 청해부대 왕건함. [연합뉴스]






국방부는 21일 현재의 중동 정세를 고려하고,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지난해 12월 18일 자 1면〉 국방부 관계자는 “‘한시적’은 중동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은 현재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과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로 늘어나게 됐다.


중동 지역엔 현재 2만 5000여 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한국 선박은 연 900회 이상 이곳을 지나다니고 있다.


또 청해부대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과 상관없이 단독 작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는 일본과 같은 방식이다. 일본은 지난 10일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구축함) 1척과 P-3C 해상초계기 2대를 ‘정보수집 강화’를 명분으로 중동 해역에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IMSC에 참가하지 않았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일대에서 한국 선박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009년 파견한 해군 부대다. 4400t급 구축함 1척을 중심으로 해상작전헬기 1대와 해군 특수전 부대 등으로 꾸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부산에서 출항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978)은 이날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30진 강감찬함(DDH-979)으로부터 임무를 넘겨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의 향후 임무와 관련,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외국 선박을 호위할 수도 있고, 한국 선박의 호송을 IMSC에 부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보 공유 등 업무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교 2명을 IMSC로 보낼 계획이다.

국방부는 법률 검토 결과 청해부대의 작전 해역에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하는 것은 유사시 상황에 대비하는 정책적 판단이기 때문에 따로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국회의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임무 중 하나가 ‘유사시 국민 보호’이기 때문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해부대는 지금까지 교민 철수나 억류 선박 구출 등 임무를 위해 모두 18차례 아덴만 지역을 벗어난 적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중동 지역에 긴장이 커지면서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선 청해부대 교대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파병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이달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와 이에 따른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습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청해부대,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 지역 확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하지만 지난 16일 NSC에선 당초 IMSC 참가에서 독자 파병 쪽으로 방식을 바꾸되 파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미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문서 등 공식 요청을 하면 파병을 발표할 예정이었다”면서 “아직 공식 문서는 안 왔지만, 더 미루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다고 판단해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측 주요 인사들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파병과 관련해 미국과 사전 논의를 충분히 거쳤으며, 이란에도 파병 사실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정부의 파병 결정에 환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미국은 한국이 IMSC에 정식으로 들어오기를 바랐을 것”이라며 “미국은 공식적으로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겠지만, 만족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측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측도 우리 결정을 이해한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파병할 경우 “(단교까지 고려할 정도로)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은 자신들이 지정한 항로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에 문제점은 없다”면서 “이번 파병은 결국 미국을 배려한 상징적 외교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이 결정된 21일 중동에 파견된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는 첫 비행에 나서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했다. 이 초계기는 지난 11일 일본에서 중동 지역 활동거점인 아프리카 지부티를 향해 출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