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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우한폐렴 환자 "감기인줄···목 찢어지는 고통"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21 08:01

박성훈 특파원 우한 환자 인터뷰
‘우한 폐렴’ 23일 만에 완치된 남성
“열 40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아파
약도 안 듣고 숨쉬기도 힘들었다”
설연휴 대이동 앞둔 한·중 초긴장




지난 13일 진천량(23·가명)이 입원해 있던 중국 우한시의 진인탄 병원 중환자실. 전문병원인 이곳의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신종 폐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1일 우한시 일대에서 검문검색과 출입 통제에 돌입했다. 중국에서는 21일 현재 6명이 사망했다. [사진 입원환자 가족]





“처음엔 감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숨 쉬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음식을 먹으면 목이 찢어질 듯 아팠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진천량(金晨亮·23·가명)은 21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3일간의 사투에 대해 “하루하루 전쟁 같았다”며 이처럼 말했다.

감염 경로는 확정하지 못한 채 중국 당국이 ‘사람 간 전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신종 폐렴 공포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망자 6명이 나왔고, 의료진 16명이 감염됐다. 한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인구 이동이 많은 설 연휴를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퇴원한 진천량은 감염 의심 경로와 관련해 “화난(華南) 과일시장에 들르고 이틀 뒤부터 아팠다”고 말했다. 화난 과일시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폐렴의 근원지로 지목한 화난 수산시장 바로 옆에 있다. 진천량은 “5~10분 정도 시장을 둘러봤을 뿐”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어디에서 감염됐다고 생각하나.
A : “내가 일하는 곳이 우한 기차역 부근이다. 회사에서 길 하나 건너면 화난 과일시장이다. 12월 22일 과일이 먹고 싶어 시장에 들렀다. 보슬비가 내렸던 것을 기억한다. 시장을 잠시 둘러봤는데, 5~10분 정도밖에 안 걸렸다.”


Q : 초기 증상은 어땠나.
A : “시장 방문 이틀 뒤인 12월 24일 저녁부터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온몸에 힘이 없었다. 이튿날 회사를 조퇴하고 가까운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감기인 줄 알았다.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왜냐하면 그때는 누구도 지금 같은 전염병에 대해선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 계속 어지럽고 몸에 열이 더 났다. 나흘 뒤인 12월 29일 병원을 찾아가 혈액검사를 했는데 의사가 입원을 권했다. 이미 체온은 39도였다. 입원 뒤에도 숨 쉬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졌고, 혈중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인공호흡기를 꼈다. 의사가 폐렴이 의심된다고 해 1월 1일 전문병원인 진인탄(金銀譚) 병원으로 이송됐다. 열은 40도에 가까웠고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확진 판정은 이튿날 받았다.”


Q : 고통이 심했을 것 같은데.
A : “무서웠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중환자실에 옮겨졌을 때 나는 병상에서 몸을 움직일 기운조차 없었다. 열이 올랐다가 약을 먹으면 내려가는 일이 반복됐다.”


Q : 다행히 완치됐는데, 어떻게 회복할 수 있었나.
A : "원래 건강하고 젊기 때문에 회복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에게 더 중요한 이유는 친누나가 계속 돌봐줬다는 거다. 많은 간호사가 내가 회복한 건 기적이라고 했다.”

“우한병원 의심 환자 몰려 한밤까지 진료 대기줄”


Q : 중환자실 병동은 격리됐을 텐데.
A : “그렇다. 진인탄 병동으로 옮겼을 당시 병원 경호원 2명과 의사 2명이 병실로 들어오려는 누나를 내쫓으려고 했다. 하지만 누나는 병에 걸려도 좋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병원에선 할 수 없이 누나를 함께 격리했다. 그때 나는 온몸이 아파 물 한 모금도 내 손으로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 음식을 먹으면 목이 찢어질 듯 아팠고, 위는 타들어가는 듯했다. 그러자 누나가 우유에 분유를 타서 먹여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흘을 분유만 먹으며 버텼다.”


Q : 누나는 감염되지 않았나.
A : "가벼운 감기 증세를 앓았지만 검사 결과 다행히 문제는 없었다.”


Q : 함께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 상태는 어땠나.
A : "내가 있던 병실에 68세, 62세, 42세 남성 등 세 명이 더 있었다. 모두 제대로 밥을 떠먹지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고, 인공호흡기와 심전도기를 달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신체 징후를 매일 관찰했다. 불안했다. 의사는 정신없이 바빴다. 환자가 너무 많았다. 다른 지역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대거 이 병원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


Q : 병원비는 얼마나 들었나.
A : "두 병원에서 대략 1만 위안(약 170만원) 정도였다. 진인탄 병원에서는 보증금 3000위안(51만원)만 냈고, 치료비를 낸 건 없다. 정부에서 부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지금 우한 분위기는.
A : "시민들이 많이 두려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어제 내 친구가 열이 40도까지 올라서 병원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밤 10시30분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병원마다 발열 환자들이 몰려서 대기 인원이 매우 많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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