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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미국이 생각하는 해리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둘러싼 논쟁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상륙했다. 미 정부가 입장을 밝히고, 주요 언론이 보도하고, 전문가들이 의견을 냈다.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니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북한 개별 관광을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해리스 대사 발언을 워싱턴 사람들은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여긴다. 개별 관광은 유엔 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관광객이 반입하는 물품과 현금 등 오해를 부를 요소가 많다. 대북 제재는 국무부가 아닌 재무부 관할이다. 외교 하는 국무부는 ‘카운터파트’와 호흡을 맞추지만, 재무부는 그렇지 않다. 요건이 충족되면 제재를 부과하는 식으로, 다소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협의 없이 진행했다가 낭패를 보는 쪽은 한국이 될 수 있다.

제재 위험을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편이 낫다는 해리스 대사 발언은 그래서 일리 있다는 게 미국 시각이다. 협의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여권에서 “조선 총독”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억지라고 여긴다. ‘협의’는 한·미 간에 늘 쓰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주권침해 문제는 더욱 아니라고 주장한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약속한 제재를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국무부는 해리스 대사보다 부정적 뉘앙스가 더 강한 입장을 내놓았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약속’을 진전시키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동맹국은 미국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미 협상의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한국이 북한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한 데 대한 좌절감을 한국 정치인들이 해리스 대사에게 쏟아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을 탓해야 마땅하나 그렇지 못하니 대신 해리스 대사를 피뢰침으로 삼는 것”이라고 봤다. 4월 총선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것일 수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본인 어머니를 둔 해리스 대사의 출생 배경과 콧수염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데 대해선 한국의 인종차별적 행태와 외국인 혐오증, 공개적으로 외모를 평가하는 문화를 지적한다. 다인종·다문화 사회인 미국으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한국은 남북 관계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조바심을 낸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외교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역사가 보여준다”고 답했다. 지금 워싱턴 기류는 이렇다.


박현영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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