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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산길에서 만난 ‘천사’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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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1/24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20/01/23 18:32

산길에서 타이어 바람이 빠졌다. 2번 도로까지 걸어가려면 2시간 넘을 밤길이다. 별 수 없이 바람 빠진 바퀴로 조금씩으로 가볼 수밖에 없다.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한 300 피트쯤에서 갑자기 픽업트럭 한 대가 앞에 나타나 길을 막으며 운전자가 소리를 지른다. "여보시오, 이 길은 올라만 가는 일방통행로요. 철탑 쪽으로 더 가면 내려 가는 길이 있을 것이오.” 큰 소리로 야단야단한다. 앞 바퀴를 가리키며 내 처지를 설명하니 그는 얼굴을 풀고 차를 한 옆으로 세우란다. 그리고 자기 트럭의 뒷문을 열고 상자 하나를 꺼낸다. 공기압축기다. 그는 선을 연결하더니 바퀴에 바람을 넣는다. “나를 만나서 다행이오. 이곳은 전화도 안되고 길에 떨어진 돌들이 워낙 날카로워 바람 빠진 바퀴로는 마을까지 갈 수 없을 것이오.”

그는 몸짓으로 작은 스페어 타이어이니 천천히 조심해 가란다. 고마움을 어떻게 표시하나 주저하고 있자 그가 가까이 다가와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이것이면 충분합니다"라며 웃는다.

어찌 이 시간에 여기 왔느냐 물으니 자신을 말해준다. “나는 무선전파 기술자로서 매일 여러 곳의 철탑을 점검하는 일이 임무입니다. 오늘은 새 트럭과 공기 압축기를 사느라고 늦었습니다. 내 트럭은 매일 경사진 산길을 다니느라 네바퀴가 힘을 써야 합니다.” 새로 산 공기압축기도 네가 처음 사용했다며 또 크게 웃어준다.

평지에 무사히 다다르니 가로등 불빛이 가득하고 차량들이 줄지어 달린다. “아하 여기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로구나.” 그런데 그곳 그 시간에 그 기술자는 누구였나. 그는 천사임에 틀림 없으리라. 천사는 그렇게 곳곳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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