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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속 현금 1만5000달러 "어디로?"…이사 후 정리하다 분실 확인

[LA중앙일보] 발행 2020/01/25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20/01/24 21:08

업체에 항의해도 '나 몰라라'
알고 보니 무면허 이사 업체
싸다고 무조건 이용 조심해야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여)씨는 광고를 통해 알게된 이사업체 'A'를 통해 타운내에서 집을 옮겼다. 이사 당일 김씨는 부엌 한켠에서 짐 정리에 여념이 없었고, 업체 직원들은 각 방으로 이삿짐을 날랐다. 직원들이 떠난 후 안방에 들어선 김씨는 아연실색했다. 옷장과 경대 서랍이 모두 열려 있었고, 그간 어렵게 모았던 비상금 1만 5000달러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김씨는 "옷장 안쪽 깊은 곳에 돈을 숨겨놨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뒤지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곳이었다“면서 ”몇년 간 애써 모은 돈이다. 업체에 '돈만 돌려주면 문제 삼지 않겠다'며 사정했지만,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라’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심지어 김씨가 가주 소비자보호국에 문의한 결과 해당 업체는 지난 2018년자로 만료된 라이선스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상 비인가 업체였다. 하지만 버젓이 ‘주정부 면허 허가업체’로 광고하면서 영업하는 상태였다. 김씨는 "당연히 인가 업체인줄 알고 신뢰했는데, 충격이었다"며 "알고보니 이미 업계에서는 그런 사실이 잘 알려진 곳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법 업체이다 보니 행정력에 호소해 구제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또 김씨와 같이 현금이 분실된 경우 일련번호가 없는 이상 본인 것임을 입증하기 힘들어 경찰에 신고도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일반인 대부분은 정식 인가받은 이삿짐 업체인지 여부를 조회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에 노출되기 쉽다.

정식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이사업체 ‘B’의 한 관계자는 "불법 업체도 광고에는 ‘주 정부 정식허가업체’나 ‘보험가입’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은 현혹한다"며 "당연히 정확한 PUC넘버(허가번호)를 공개하지 않는다. 혹여 번호가 있어도 가짜거나, 갱신이 안 돼 효력을 잃은 번호, 타 회사 것을 도용한 번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삿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 정부에서 요구하는 책임보험, 직원 상해보험, 적하보험 등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식 허가업체들은 연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한다. 반면 비인가 업체들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사 비용으로 소비자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허가 이사업체 ‘C’는 "한인타운의 경우 많은 이삿짐 업체가 있지만 실제 정식 허가를 받은 곳은 10여 개 남짓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법 업체의 경우 이사 과정에서 일용직 노동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김씨와 같은) 피해가 잦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제가 된 업체 ‘A’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 기관에 라이선스 갱신을 위한 서류를 보내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늦어지고 있을 뿐, 의도적인 무면허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오랜 기간 함께 일한 정직원들이었다. 아무런 증거 없이 직원들을 의심하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삿짐 업체 면허 소지 여부는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PUC) 웹사이트(www.cpuc.ca.gov)의 운송업체 검색(Transportation Carriers Lookup)를 이용하면 된다. 검색창에 운송업체 유형(Carrier Type)에 이삿짐 업체(Moving Company)를 체크한 뒤 운송업체 ID(Carrier ID)에 PUC넘버를 기재하고 업체명을 적으면 확인이 가능하다. 장수아 기자

☞ 기사에 표기된 A,B,C는 업체의 이니셜이 아닙니다. 특정한 지칭과 관련없으니 독자들의 혼란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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