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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감+수익 짭짤=행복한 '덕후'…운동화, 피규어, 모자 등

세태 진단
한인사회 덕후 문화 풍성
"관련 분야 전문가 이미지,
타겟 마케팅 대상 되기도"

이종희씨는 3년간 약 200컬레의 고급 또는 희귀 운동화를 수집했다. 작은 사진은 그가 가장 아끼는 100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조던 J1 X Union’.

이종희씨는 3년간 약 200컬레의 고급 또는 희귀 운동화를 수집했다. 작은 사진은 그가 가장 아끼는 100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조던 J1 X Union’.

“200달러 짜리 운동화, 1500달러에 팔았어요”

이종희(43)씨가 소위 덕후 세상에 입문한 것은 3년전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는 그가 그동안 사서 모은 신발은 대략 200켤레. 구입가로만 환산하면 총 3만~4만 달러에 육박한다.

이씨는 자신의 ‘운동화 수집’ 취미에 대해 어릴 때 자란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를 다닌 1980년대 한국에서는 유명한 N사의 운동화를 신는다는 것이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상징적인 의미였다는 것. 그는 "직장인이 되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좋은 물건을 모아 되팔면서 차익을 남기는 쏠쏠함도 있지만 취미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이씨는 “갖고 싶던 제품을 손에 넣을 때 자기 만족과 생활의 활력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요즘 이씨처럼 한인들 사이에서는 각양각색의 ‘성덕’(성공한 덕후)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덕후는 소비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들은 오랜 내공으로 전문가적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덕후를 타겟으로 한 '취향저격' 특판 아이템들도 붐을 이룬다. 일반인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친다는 마케팅적인 판단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추세다보니 운동화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장난감, 피규어 모델,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LP레코드, 모자, 골프용품 등 품목과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운동화의 경우 미국이 오프라인에서는 장점이 많다는 후문.

최근에는 관련 분야 제품들이 ‘머글’들에게도 확산될 수 있음이 입증돼, 덕후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머글’이란 해리포터에서 마법사가 아닌 보통의 인간을 뜻하는 말이다. 덕후들 사이에서는 팬이나 마니아가 아닌 일반인을 지칭할 때 쓴다. 또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한 ‘키덜트’(아이와 어른을 합한 말) 마케팅도 각광을 받고 있다.

덕후를 양산하는 또다른 동기는 짭짤한 ‘금전적 보상’이다. 최근 이씨는 관심이 덜해진 제품들을 팔아 한달에만 약 1000달러의 수익을 봤다. 이러다 보니 덕후들만의 온라인 거래 공간도 커지고 있다. 운동화 리세일 전문 업체 ‘스탁엑스(Stock X)’는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중국 ‘독앱(毒APP)’은 1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스니커콘(Sneaker Con)이라는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브랜드를 알리고 소장품을 사고파는 운동화 축제다.

☞ ‘덕후’는...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御宅)’에서 나온 말이다. 초기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최근 사회 분위기와 맞물리며 긍정적인 이미지가 덧입혀지고 ‘덕후’가 생기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문구류, 빵, 아이돌 등 다양한 덕후들도 생겨나고 있다. 덕후는 수집가이자 ‘제2의 창작자’로도 인식된다. 일부 연예인 덕후들은 해당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거나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승권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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