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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우리집 아침 풍경

정현숙 / LA
정현숙 / LA 

[LA중앙일보] 발행 2020/02/01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20/01/31 19:50

얼마전 TV에서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두 아들을 둔 엄마가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는 일이 끝나면 하루 일의 반은 끝난 것 같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우리집도 그런 것 같다. 더구나 우리집은 3명이다. 첫째 손녀는 10학년이라 말 안 해도 자기 스스로 잘한다. 제일 먼저 준비를 끝낸다.

8학년 손자도 한 두번 이야기 하면 잘 따라하기는 한다. 엄마의 빨리 준비하라는 독촉에 “알았어요, 알았어요” 대답하면 "그냥 ‘네’라도 대답하고 어서 해”라는 엄마의 호통이 이어진다. 13살 사춘기 틴에이저의 권리 행사라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똑 같은 말을 두번 듣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가장 문제는 10살 막내 손자다. 아주 막무가내라 언니, 오빠가 교복 다 입고 준비하고 있는데도 이불 속에 강아지 끌어안고 그냥 누워 있다. 엄마의 호통 소리에 겨우 움직이니, 나 같으면 한번 쥐어박아주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다. 이 방, 저 방 뛰어다니느라 며느리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옛날 나의 3남매는 참 잘했었을까. 아마 그때도 혹시 지금처럼 똑같은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기억을 떠올려 본다.

소란 끝에 대기 중인 운전기사 할아버지의 “빨라 나와라” 소리에 운동화 끈도 제대로 못 맨 막내가 달려 나간다.

철문 열리고 차 나가는 소리에 강아지가 창틀에서 목을 빼고 내다 본다. 그 뒤에서 밖을 보는 며느리와 나는 “아이고, 아침 일 끝났네”하며 한숨을 쉰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돌아온 할아버지와 3명이 앉아 식사하면서도 며느리는 오후에 돌아올 아이들에게 무얼 먹일까 또 걱정이다. 엄마의 마음이다.

이것이 늘상 맞이하는 우리집 아침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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