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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대선 풍향계 ‘코커스 폐지론’ 부상

아이오와 경선 집계 오류로
결과 발표 연기 초유의 사태
“비민주적이고 차별적 절차”
공개투표·‘당원만 참가’ 비난

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의 출발을 알리는 축제로 여겨졌던 아이오와주 경선부터 심하게 삐걱거리면서 미국식 민주주의의 한계가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주류 언론들에 따르면 3일 치러진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득표 집계 과정에서 불거진 숫자 불일치 등의 문제로 이튿날 새벽까지도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참사를 빚었다.

민주당은 올해부터 아이오와 코커스의 ▶ 1차 투표 결과 ▶ 1차 투표와 2차 투표 합산 결과 ▶ 후보별 할당 대의원 수 등 3가지 집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각각의 수치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CNN 방송은 “코커스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아이오와 코커스를 가리켜 “미국 정치 절차에서 과도한 중요성을 갖고 있음에도 거의 민주적이지 않은 절차”라고 꼬집었다.

코커스란 해당 주의 18세 이상 당원들이 기초선거구별로 정해진 장소에 모여 토론 과정을 거친 뒤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정하는 방식의 경선 절차다. 1차 투표에서 15% 미만 득표 후보를 지지한 당원들은 다른 후보로 갈아타거나 다른 후보의 지지자들과 연합하는 등 ‘합종연횡’하는 식으로 2차 투표를 한다. 특정 후보의 지지자들은 군소 후보의 지지자들을 대놓고 설득해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 애쓴다. 이런 과정은 모두 공개적으로 이뤄져 비밀투표와는 거리가 멀다.



반면 모든 전국 단위 선거나 또 다른 경선 방식인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절대다수는 비밀투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바로 이런 측면과 함께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폐쇄적 선출 방식,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결정하는 번거로운 절차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테리 매컬리프 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CNN에 “나라면 우선 모든 코커스를 없애버리겠다. 비민주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매컬리프 전 위원장은 "사람들은 (코커스장에) 가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며 90% 이상이 백인인 아이오와주의 인구 구성이 민주당 지지층과 매우 다르다는 점도 꼬집었다.

민주당과 제휴한 미네소타주 민주농부노동당(DFL)의 에드 마틴 위원장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코커스는 태생적으로 혼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외에도 몇 개 주가 2016년 대선 이후 기존 코커스 제도를 프라이머리로 바꿨으나, 아이오와는 ‘첫 번째 대선 경선'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코커스를 고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두 번째 경선이자 첫 번째 프라이머리를 치르는 뉴햄프셔주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프라이머리를 치러야 한다’는 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이오와가 프라이머리로 제도를 바꿀 경우 뉴햄프셔 이후에 경선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코커스가 전체 유권자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컬리프 전 위원장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전체 등록 유권자 200만여 명 가운데 74만5000여 명은 어느 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가령 민주당에 소속된 아이오와 유권자 60만여 명 중 25만 명이 코커스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고작 10~15%의 유권자가 민주당 대선후보 선정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셈이 된다.

민주당 전략가인 제스 매킨토시는 "코커스는 우리 대다수가 고치고 싶어하는 비민주적이고 차별적인 절차로 인식되고 있다"며 코커스에 참석할 수 없는 당원이 다른 곳에서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위성 코커스'의 도입에 대해서도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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