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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내로남불'의 인종 차별

홍희정 / 경제부 기자
홍희정 / 경제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20/02/06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2/05 19:29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는 경기 종료 후 한 매체와 인터뷰하는 중에 기침을 두 번 했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당했다. 영국 누리꾼들은 손흥민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것 같다며 토트넘 선수들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댓글들을 달았다. 우한폐렴 발병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라는 이유로 아시안 손흥민도 조롱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중국인 대상 인종혐오가 동양인 전체로 번지는 분위기에 한인들 또한 상처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한 백인 여성으로부터 “아시안들을 피하기 위해 한인타운 쇼핑몰은 아예 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가까이 붙어있어 바이러스가 금방 옮겨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언제 어디로 전염될지 모르기 때문에 가급적 아시안 근처에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쾌했다. 취재 차 먼저 질문을 했기에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인종차별은 이런 것이구나’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 사안을 놓고 인종 전체를 바이러스 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이렇게 불쾌한 일이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후 우리는 과연 중국인을 상대로 인종차별을 한 적 없는가 말이다. “박쥐 먹는 미개인이다”, “가릴 것 없이 모두 다 먹는 잡종인” 등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후 이와 같은 차별적 발언을 무수히 들었다. 미국 내 거주하는 한인들은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국인 비하 글이 쇄도했다.

입에 담기 힘든 욕설도 많았다. 타운 내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마당몰을 간적이 있는데, 마스크를 쓴 중국인을 흘겨보거나 손가락질 하며 험담하는 한인들을 여럿 보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다 먼저 올라가던 중국인을 발견하곤 한국어로 “불쾌하다”고 말하며 뒤돌아가는 한 청소년 그룹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라는 이유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조차 기피 대상이 된 것이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한인들의 타인종에 대한 비아냥, 차별적 발언을 듣고 놀란 적 있다. 백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종을 한인보다 못한 하수, 문제점 많은 한 그룹으로 칭하는 것 또한 적지 않게 봤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우리가 조금만 차별적 대우를 받으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은 물론 각종 SNS, 유튜브 등에서 뜨겁게 다룬다는 점이다.

우리가 당한 인종차별을 단순히 감내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한국은 개 잡아먹는 나라. 한국인은 야만인”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오는 동물보호 단체들이 있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억지스러운 논리인가. 분명 지적하고 바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 것이다. 이처럼 인종차별은 서럽고 참으로 불쾌한 일인 만큼, 우리도 타인종을 대할 때 한 집단으로서가 아닌 개인 자체로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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