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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승패는 다수결로 결정되지 않는다 [ASK미국 경제 - 김선무 칼럼리스트]

경제 칼럼리스트

일본에는 화낙(FANUC)이라는 회사가 있다. 설립부터 45년을 오직 공장 자동화, 산업용 로봇에만 매진해 온 결과는 화낙의 세계 시장 점유율에 그대로 나타난다.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정밀 가공하는 드릴 로봇은 80%, 공장 자동화에 필수인 수치제어(NC) 공작 기계는 60%, 스마트 팩토리 내부를 채우는 첨단 산업용 로봇은 20%가 화낙 제품이다.

38개 제조 공장은 일본 내에만 있다. 생산한 제품의 80%를 수출한다. 삼성, 애플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거의 대부분이 화낙의 기기와 로봇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의 몸체를 금속 재질로 바꾸기로 한 뒤 대 당 1억 원인 화낙의 로봇을 2만 대(2조 원어치)나 구입했다. 애플은 아이폰 6 생산 공장에 화낙의 같은 제품을 10만 대나 설 치했다. 화낙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경쟁자가 없다. 한국기업들은 여기서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안 되는 것도 있고 이미 늦은 것도 있다. 답은 연구개발의 막대한 투자가 아닌, 특권적 자산을 가진 해외 기업의 인수다. 한국은 아이디어가 있는 창조적인 제품 개발에 비해서 원천 기술을 형상화하는 제조 능력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외에 일본, 중국, 대만 그리고 그 뒤로 태국, 말레이시아 가 강한 경쟁력의 제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원천기술의 형상화 기술은 우리한국의 큰 장점이며 무기이다.



최근 한국의 대표 제조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전자가 저가 생활가전의 해외 위탁 생산을 추진한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대부분 제품을 국내 및 해외의 자체 공장에서 만들었지만 이젠 제조능력이 뛰어난 공장을 찾아 생산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EMS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는 바로 외부업체로부터 전자제품 제조를 수주해 전자제품만 생산하는 업체를 뜻하며 ODM 및 OEM 과는 구별된다. 또한 EMS에는 애프터 서비스도 포함된다.

나는 한국의 삼성전자가 향후 신사업으로 이 EMS 사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기존 칼럼들을 통해 의견을 피력해 왔다. 반드시 최첨단 산업만이 기업을 이끌수 있는것은 아니다.

이미 반도체의 파운드리사업에서 삼성전자는 그 역량을 단기간에 보여 주었고 시스템 LSI(비메모리 반도체)사업부 내에 있던 파운드리 사업 팀을 사업부로 승격했다. 파운드리는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 4위권이며, 이미 매출 약 5조 원 이상으로 반도체 매출의 10% 수준 선까지 확대되고 있고 계속 성장 중이다.

이 EMS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현 상황의 돌파구를 얻었으면 한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약해진 국내 제조 경쟁력을 베트남과 인도 및 글로벌 생산 거점의 활용을 검토 하여야 한다.

세계는 지금 군사 전쟁이 아닌 경제 전쟁의 시대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잠도 자지 못하고 야간 행군 중이다. 전투의 상대는 절대 약하지 않다.

앞에서는 일본의 파나소닉, 소니(Sony), 도요타(Toyota), 후지(Fuji). 도시바(Toshiba), 미쓰비시(Mitsubishi)가 버티고 있고, 뒤에서는 대만의 폭스콘과 중국의 하이얼(Haier), 샤오미(Xiaomi), 화웨이(Huawei), 오포(OPPO) 등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GE(General Electric), 애플(Apple),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과 지멘스(Siemens),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네덜란드의 필립스(Philips), 프랑스의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등…. 이름만 들어도 숨이 벅차다
한국의 기업들은 일본. 중국, 대만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 한일의 경제전쟁에는 허울좋은 세계경제 3위의 일본의 경제 쇠락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의 추격이 일본의 저성장 시대로 격차가 많이 좁아졌고 삼성을 위시한 한국 기업들의 급성장이 부담스러운 이유도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는 방직용 섬유제품, 화학공업, 차량 항공기, 선박과 수송기기, 플라스틱, 시멘트 ,석면, 운모, 광물성 생산품, 광학기기, 정밀기기 ,의료용 기기, 비금속과 기계류와 전자기기 부품으로 모두 90% 이상의 의존도를 보이고 있고 99.6%(방직용 섬유) 98.4%(화학공업)로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산업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징은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항상 정의를 강조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의가 실현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지극히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은 큰 문제점이다.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방한한 이스라엘의 루벤 리블린(Reuven Rivlin) 대통령도 한국안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이 너무 순진(Naive) 하다고 지적했다.

세상은 그동안 공평치 않았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정경유착을 통해 한국의 대기업들이 성장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를 태운 스마트한 플랫폼 시대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연결을 요구하고 기업가들을 비교적 공정한 경기장으로 인도하고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세계의 추세와는 반대로 가는 민족주의와 경제평화를 이야기하며 경제를 코끼리나 하마같이 날씬하게 만들어서 잘 비행 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국민에게 행복을 주지 못하는 정부는 안된다는 행복론까지 더해져서 국민의 귀는 즐겁긴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후 한국의 임기응변식의 대책으로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겨낼 수 있다면 잘못된 생각이다.일본이 경제전쟁을 무릅쓰고 삼성전자를 위시한 한국 기업들을 죽이기 위해 나섰는데 기존 반기업적 정책은 마치 최첨단의 일본의 파상공격에 한국 기업들에게 구식의 소총을 주며 싸우라는 것과 같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오랫동안 한국에 복수의 칼을 갈아온 듯하다. 일본은 삼성을 위시한 한국의 주요 기업들을 정 조준하고 있다.

먼저 일본이 소재 수출의 통제를 본격화하면 시스템반도체, 수소차, 배터리, 스마트폰 등 한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점을 진지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과의 무역마찰을 지지율을 위한 수단이 아닌 국익을 위해 진지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어차피 치루워야할 승부라면 최소한 기업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벌어 주어야 하는 것이 정부가 사면초가에 놓인 기업들을 위해 해야만 하는 책임이다.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한 수출규제 품목의 개발 기간은 아니더라도 일본이외의 국가에서 소싱하고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간 또는 유사한 부품과 소재의 생산기업을 인수합병할 시간 아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벌어 주어야 한다

경제전쟁의 승패는 큰 목소리와 다수결로 결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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