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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정신과 치료와 목회자의 역할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20/02/12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2/11 18:57

흰눈에 덮인 레이니어산을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시애틀 공항에 내렸다. 전국에서 모인 크리스천 제자회 목회자와 사모들이 나흘간 시애틀에서 집회를 갖는데 그 행사에서 나는 정신과 특강을 했다.

한국의 기독교 신자는 인구의 25%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미주 한인은 65~70% 정도가 교회에 출석을 한다. 교회가 종교적 구심점이면서 사회생활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교회의 지도자들이 정신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반갑다. 대부분의 이민자들, 그중에도 동양인들은 정신과 질환이나 그 치료에 대해 잘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나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숨긴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숨겨지기에는 마음과 영혼은 물론 몸과 직장생활, 학교와 가정생활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대부분 가장 먼저 목사를 찾는다. 이번 집회에 모인 목회자들은 자신의 교인 중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했다.

구역 예배 등 소그룹 모임에서 가족 중에 정신병자가 있는 것이 알려지면 주위의 차가운 눈총 때문에 결국은 교회를 떠나게 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나왔다. 참석자들 중에는 뉴멕시코주에서 마약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여성 목회자도 있었다. 인디언 마약중독자들과 24시간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지만 넉넉한 그녀의 미소는 중독자들을 충분히 재활시키리라 짐작된다.

몇년 전 나는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D.S.M(Diagnostic & Statistical Manual·정신과 통계 열람)을 3개월 동안 한인 목사들을 위해 강의한 적이 있다. 내가 방문하는 큰 교회에는 장애를 가진 아동들을 위한 특수반이 있는데 그런 특수반 담당 목사들의 대부분이 풀러에서 지도한 제자들이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신과 전반에 대해 증상과 치료 방법, 특수성 등을 알게 된 후 용감하게 자폐아, 주의산만증 환자, 발달장애아 등을 돕고 있다.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영적 도움이 필요한 정신질환 환자들은 여러 종류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 심리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이 중요하다. 그래서 친구, 가족, 이웃이 따뜻하게 감싸안고 북돋아주며, 필요하면 상담자를 만나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신체적으로는 갑상선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지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두뇌에서 분비되는 뇌전파 물질이 부족하면 이를 약품으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우울증이나 심한 불안증상은 세로토닌의 부족 때문이니 프로작, 졸로프트 같은 항우울제를 쓴다.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주의력결핍 및 행동항진증(ADHD)이 심한 경우에는 아데랄 등의 항진제를 쓰는 식이다. 조울증이나 조현병의 경우에 약물 사용은 환자가 직장 생활이나 가정 생활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처방이다.

사회적으로 친구가 되어 주고 빅브라더나 빅시스터가 되어 삶의 방법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목회자의 경우는 환자들이 영적으로 자신 보다 강한, 어떤 존재를 느낌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충만함을 얻도록 인도해야 한다.

정신 치료 과정에서 목회자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은 시애틀 여행이었다. 강의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눈 덮인 산들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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