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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 뿌리내린 한인들, 한반도 통일 디딤돌 될 것'

[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02/15 15:00

다큐멘터리 '헤로니모' 제작한 전후석 감독 인터뷰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용어가 있다.

원래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곳곳에서 흩어져 살아야 했던 유대인을 지칭한 말인데 지금은 의미가 확장돼 타국에서 모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집단을 일컫는다.

최근 이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킨 인물이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를 제작한 전후석(36) 감독이다.

'헤로니모'는 일제강점기 당시 쿠바에서 살며 대한독립을 꿈꾸고 쿠바 혁명에도 참여한 동포 임은조(헤로니모 임)씨를 조명한 작품이다.

작년 11월 국내 개봉한 이 작품은 지금까지 1만6천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씨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현지 한인들과 함께 '헤로니모'를 감상하고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탈리아한인회 초청으로 로마에 온 그는 행사를 하루 앞둔 14일 이 영화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영화를 통해 세계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전씨 역시 미국에서 나고 자란 동포다.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그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것은 2015년 쿠바 여행이다.

쿠바 땅에 발을 딛자마자 만난 한 한인 여성 택시기사를 통해 쿠바 이민사와 임은조씨의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택시기사가 임씨의 손녀다.





전씨는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이라는 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민해오던 차 헤로니모 임을 알게 됐고 그분의 삶이 해답을 줬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 변천 과정을 ▲ 한국인 ▲ 재미 한인 ▲ 코리안 디아스포라 ▲ 세계시민 4단계로 해석했다.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인지하면서 궁극적으로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헤로니모 임의 삶이 준 해답이자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에 던지는 메시지다.

전씨는 이런 맥락에서 자신의 영화를 국수주의 또는 민족주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자신이 영화를 통해 진정 하고 싶은 얘기는 '인본주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식의 범위를 한반도 밖 한인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디아스포라로 확장한다.

한국에서 줄곧 이슈가 돼 온 이주민·난민 문제도 여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한반도 통일 역시 '인본주의적 세계시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한반도 통일이란 결국 남북한 서로가 반세기 이상 다른 체제와 이념 속에 살아온 동포를 받아들이는 것인데, 인본주의가 기저에 깔린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 없이 상대방을 품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전씨는 "유대인 디아스포라가 나라 없이 수천년간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이스라엘 건국이라는 꿈을 이뤘듯 한인 디아스포라는 한반도가 진정 하나가 되는 꿈을 꾼다"며 "전 세계의 한인 디아스포라가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ucho@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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