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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만2000km 밖 텍사스 '마스크 업체'는 왜 분노했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16 12:04

미국, 중국에 의존하던 마스크 생산 구조 ‘직격탄’



12일 중국 충칭시 난안의 한 의료용 마스크 업체에서 직원들이 생산 공정을 마친 마스크롤 옮기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미 15년 전부터 이런 사태를 예상했지만, 정부는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미 최대 수술 마스크 제조업체 '프레스티지 아메리텍'의 마이크 보웬 부사장은 15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하루에도 수차례 '어느 나라 외교부'를 들먹이며 마스크를 대량 구매할 수 있는지 전화가 온다"며 "특히 홍콩 당국과 홍콩국제공항 측은 엄청난 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웬 부사장은 이런 마스크 수요의 급등이 전혀 반갑지 않다고 한다. 그는 "이미 15년 전부터 전염병 유행 시 마스크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예상하며 정부와 국회에 미국 내 마스크 생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분개했다.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島)에 있는 한 직물공장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마스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 등 중국의 값싼 마스크 공급에 의존해왔던 국가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가 그 부담을 떠 앉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용 마스크를 비롯해 의료용 장갑, 고글, 의료 가운 등 대부분의 의료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의료용 마스크의 95%가 중국 및 멕시코에서 생산된다고 WP는 보도했다.

보웬 부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정부에 우리와 같은 국내 업체의 마스크 생산을 장려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10% 저렴한 중국과 멕시코산 마스크를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한 마스크가 중국 시장에 우선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에 마스크 공급을 의존해 온 국가들이 나머지 공급분을 놓고 다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업체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보웬 부사장은 "지난 2009년 H1N1 확상 당시 정부의 요청으로 150명을 신규 고용해 생산량을 늘린 적이 있다"며 "전염병이 사그라지면서 수요가 급감했고, 파산 직전까지 갔다. 결국 신입사원 100여명을 모두 해고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거리에서 펼쳐지는 중국 설맞이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중국산 마스크에 의존해 왔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미국 내에서는 통상 1년에 15억개의 N95 마스크가 생산된다. 그러나 전염병이 확산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통상 17억~35억개의 N95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저널헬스시큐리티가 2017년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던 이달 초 "100배 이상의 의료용품이 필요하며, 20배 이상 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런 비상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적절하게 예측하고 대응하지 못했다.

WP는 "미국 내 마스크 업체가 이미 수년 전 경고했던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제 대응에 나서기엔 너무 늦어 보인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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