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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유통망 자랑하는 세계 최대 소매점

[LA중앙일보] 발행 2020/02/19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2/18 18:58

봉화식의 슬기로운 미국생활 ∥ <20>월마트

창업자 월튼, 58년전 자기 이름 따서 작명
종업원 230만명…미국에만 155만 근무

월마트는 지구상의 모든 기업 가운데 연간 매출액 1위(2019년 기준 5144억달러)를 자랑하는 소매상이다. 규모에 비해 순이익(67억달러)은 적지만 단연 유통업계의 대부로 불린다. JP 페니 백화점 직원이던 창업주 샘 월튼이 1962년 자신의 이름을 딴 '월튼스'란 회사명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1969년 지금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지난해 자산 2193달러ㆍ순수가치 796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월튼 패밀리가 5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에 230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내에는 155만명 이상이 근무한다.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라이벌인 샘스 클럽도 소유하고 있다. 한국의 롯데 그룹과 기업 성격이 비슷한 월마트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이익 적어도 싸게, 많이 판다

월마트의 성격을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이윤이 적더라도 무조건 싸게 많이 파는 것이다. 서민층의 기호를 꿰뚫어본 판매 전략이다. 맥도널드 햄버거 샵과 상당히 비슷한 철학을 공유한다. 이때문에 중남미계ㆍ흑인층의 선호도가 특히 높다. 상대적으로 부유층은 찾지 않는다. 노조의 목소리를 거부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욕도 많이 먹는다.

1962년 7월2일 남부 아칸소주의 로저스에서 첫 할인점이 문을 열었다. 1호점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돼있다.

현재 본사는 아칸소주 벤튼빌에 있다. 1970년에는 첫 대형 유통본부를 벤튼빌에 열었으며 전국 38곳 1500명이 4420만달러의 매상을 기록했다. 같은 해 뉴욕증시에 곧바로 상장하고 주당 47달러를 마크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칸소·루이지애나·미주리·오클라호마·테네시에만 지점이 있는 남부중심의 매장이었지만 1974년 미시시피·켄터키를 추가하고 1975년 초대형 주인 텍사스로 무대를 넓히며 급성장했다. 경제가 호황이던 80년대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987년에는 종업원 20만명을 돌파하고 15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은 50개주 전역을 커버하며 미국의 유통망과 서민들의 생활양식을 뒤바꿔 놓았다. 코스트코ㆍ크로거·타겟의 총 매출보다 2배 가까이 앞서는 독보적인 할인점으로 사랑받는다.

가주에서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의 도전이 거세다. 품질ㆍ가격면에서는 뒤지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아마존까지 치고 들어와 매출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품목을 싸게 판다는 서민층의 뿌리깊은 인식 덕분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27위권 경제규모 자랑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철학으로 운영한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월마트 스토어만 달랑 솟아있는 풍경은 더 이상 미국에서 낯설지 않다. 특히 21세기에는 매출액 부문 세계 2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이는 세계 5대 방산업체의 연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세계 5위권 국가의 규모로 평가받는다. 월마트의 경우 세계27위 수준으로 아르헨티나ㆍ오스트리아와 비슷하다. 유통업은 서비스ㆍ제조업보다 부가가치가 낮다. 그러나 매출 자체는 웬만한 중진국 수준에 달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셈이다.

야채ㆍ과일처럼 날짜를 다투는 신선한 제품은 거의 다루지 않지만 그외 식품ㆍ생필품ㆍ장남감ㆍ화장품ㆍ옷ㆍ전자제품ㆍ차량 용품에 약국도 운영한다. 장소에 따라서 과일은 물론, 엔진 오일ㆍ타이어 교환을 취급하는 센터도 있다. 요즘에는 석쇠ㆍ휴대용 태양광 전지ㆍ총알ㆍ사냥용 총(권총은 제외)도 취급한다.

최근에는 공산품 재고를 소매로 파는 업체ㆍ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헐값으로 땡처리하는 마켓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품목이 다양하지 않지만 싼값 때문에 흑인 고객들이 대거 월마트를 떠나는 트렌드다.

▶서민층 고객 호감 유지 위해 노력

상당수 월마트가 저소득층 지역에 자리잡았다. 이런 곳에서는 절도(숍리프팅)가 자주 발생한다. 그렇지만 월마트에서는 이를 강제로 단속하거나 체포하는 일이 드물다. 최대 고객 흑인층의 외면을 받지 않기 위해 원만하게 처리한다.

한국 시장 연착륙에는 실패했다. 1998년 7월 서울에 진출했고 1년만에 법인명칭을 '월마트 코리아'로 바꾸어 상표권 분쟁을 해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적이 부진, 2006년에 철수했다. 현지화를 무시하고 마케팅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인용된다. 신토불이 토종기업 정신이 뿌리깊은 독일에서도 실패를 경험했다. 직원 승계ㆍ홍보·인테리어 비용을 아끼는 독일식에 서툰 탓이다.

억만장자 샘 월튼은 픽업트럭을 애용하는 검소한 삶을 유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문의 전체 자산을 1752억달러로 추정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이자 세계 부자 1~15위 가운데 4자리는 월튼 자손들이 들어가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사우드 왕가(1조5000억달러)ㆍ아랍 에미리트 공화국(UAE)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가문(7730억달러)이 1~2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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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허·갑질 횡포로 비난 받기도

종업원 복지와 관련해서는 스캔들이 많은 곳이다. 노조가 없고 앞으로 허용할 계획도 없다. 신입사원 입사식 교육부터 '노조는 나쁘고 해로운 단체'라는 영상을 틀어준다. 본사 건물에는 카지노처럼 유리창이 없다.

미국에서 터부시하는 평일 야근ㆍ주말-휴일 근무도 적지않다. 창업 초기부터 이런식이었다. 창업주 월튼 본인도 "내가 생각해도 처음부터 직원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 것 같다"고 자서전에 썼을 정도다.

70년대부터 다소 달라진 근무환경을 추구했지만 여전히 미국의 일반회사와는 체질이 다르다. 납품 물건을 실은 트럭은 정확한 물류 집결지에 약속한 시간에 들어와야 한다. 일찍 도착하면 대기 시키고 1분이라도 늦으면 물건에 대한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채 전부 가져간다.

해당 회사가 물건을 납품하지 않고 돌아가면 이미 도착한 물건도 100% 되돌려보내는 횡포를 일삼는다. 항의하면 거래를 완전히 끊는다. 갑질의 시조인 셈이다. 대기업도 봐주지 않는다.

이때문에 어떤 기업은 월마트에만 납품하는 운송 전문회사에 하청을 준다. 운반비는 훨씬 비싸지만 납품 지연 책임을 모면할수 있기 때문이다. 횡포에 맞서 납품을 관철시킨 경우는 콜라회사가 유일하다. 코카콜라는 납품 트럭이 지각, 돈을 받지 못하자 월마트와 거래를 끊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이에 펩시도 동참했다.

서민용 할인점에 청량 음료수가 없을 경우 매출이 격감하는 특성 때문에 결국 월마트가 먼저 굴복했다. 그린피스는 15년전 월마트에게 '세계 최악의 기업' 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이 몰리다보니 남녀노소의 말다툼ㆍ몸싸움도 다른 곳보다 잦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인들 삶의 터전으로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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