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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새겨진 ‘고종 국새’ 고국 품에

이대수씨 미국서 경매 매입
밀반출된 유물 한국에 기증
‘효종어보’도 함께 돌아가

'W B. Tom’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국새 측면. 밀반출 이후 미국인 소장자 중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새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W B. Tom’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국새 측면. 밀반출 이후 미국인 소장자 중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새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국새 한 켠에는 영어 알파벳 몇 자가 새겨져 있다. ‘W B. Tom'이라는 이름이다. 누군지 알 길 없다. 아마도 밀반출 이후 소유자 중 한 명일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우리의 아픈 현대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조선왕조 국새 '대군주보'(위 왼쪽)와 효종어보. [문화재청 제공]

조선왕조 국새 '대군주보'(위 왼쪽)와 효종어보. [문화재청 제공]

미주 한인이 조선시대 제작된 ‘국새’와 ‘효종어보’를 한국 정부에 기증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미국으로 밀반출됐던 것들이 수십 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19일(한국시간) 한국 문화재청은 미주 한인 이대수(84)씨가 지난해 12월 기증한 조선 후기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효종어보(孝宗御寶)’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국새(國璽)는 국권을 나타내는 실무용 도장으로, 외교문서와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어보(御寶)는 왕과 왕비 덕을 기리거나 사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신주와 같다.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이대수씨가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경매를 통해 매입했다. 평소 문화재에 관심이 높았던 이씨는 자신이 매입한 국새어보가 한국 정부 재산이자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12월 한국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이씨의 기증을 돕기 위해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발행인도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대수씨가 기증한 대주군보는 1882년(고종 19년) 제작됐다. 높이 7.9㎝, 길이 12.7㎝, 무게 4.1㎏의 은도금으로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다. 사용 시기는 188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까지로 파악됐다. 1883년 외국과 통상조약 업무를 담당하는 전권대신을 임명한 문서와 1894년 갑오개혁 이후 대군주 명의로 반포된 법률·칙령 등에 사용한 예가 확인됐다.

효종어보는 높이 8.4㎝, 길이 12.6㎝, 무게 4.0㎏로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며 금빛을 띤다. 영조가 1740년 제17대 임금 효종(재위 1649∼1659)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릴 때 만들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국새와 어보는 모두 412점이다. 이중 73점은 소재가 불분명하다. 해방 이후 지난해까지 협상·기증·수사 공조 등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간 국새와 어보는 약 15점이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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