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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적 딜레마

4차 산업혁명은 인간사회에 혁신을 이끌어내겠지만 그에 따른 잠재적 문제들 또한 인류를 위험한 비탈길로 내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생명공학 기술(biotechnology)의 발달로 치명적인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유전 암호를 고쳐 위험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버전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및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달로 돌연변이 유전자를 고치는 과정이 굉장히 용이해졌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위해 연구실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고작 1000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시험관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유전자 편집을 통해 강한 면역체계나 높은 기억력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맞춤형 인간(designer beings)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장에서 상품을 주문하듯이 연구실에서 맞춤형 아기 카탈로그를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맞춤 아기 생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닥칠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기술은 개인 맞춤형 의료를 통한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전병과 관련된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으며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한다. 성장 호르몬을 이용해 인간의 키도 크게 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 효과로는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사회의 부유층에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심각한 사회적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사회적 반발과 거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정부 혹은 기업이 유전자 데이터를 오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 2015년 3월, 세계의 저명한 과학자들은 네이처 학술지를 통해 인간 배아의 유전자 조작에 대한 일시중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후에 중국 중산대학교 연구진들은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은 자칫 인간의 본질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일부 기독교계에서는 배아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반면 배아의 유전결함을 치료하는 것은 인간을 위한 훌륭한 치료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은 생명공학을 이용한 맞춤형 아기를 갖는 것이 비윤리적이며 자연의 진화 과정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가장 큰 우려는 악의에 찬 정부 혹은 기업이 어떤 특정의 국가나 민족을 해칠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개발해 전쟁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미래에 닥칠 심각한 문제들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첨단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책임은 자신들이 현재 어떤 연구를 하고 있으며, 미래에 어떠한 가능성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일반 대중에게 솔직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있는 그대로를 발견헤 사회에 인계해야 하며, 사회는 이를 이상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술이 미래에 잘못 사용되거나 이러한 기술을 악용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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